[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국방부가 민간 경력을 인정해 달라는 군무원의 호봉 재획정 신청을 거부하면서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진현섭 부장판사)는 군무원 A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군무원 호봉 재획정 신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해 2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국방부 주관 일반군무원 공개채용시험에 합격해 임용된 뒤, 과거 신문사와 민간 기업에서 디자인·편집 업무를 수행한 경력을 근무 경력으로 인정해 달라며 호봉 재획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A 씨에게 평가 심의회를 개최했으나 호봉 재획정은 기각됐다는 취지의 구두 통보만 했을 뿐 구체적인 거부 사유는 제시하지 않았다.
1심 법원은 국방부가 행정절차법상 이유 제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통보서에는 원고의 호봉재획정 신청과 관련해 호봉경력평가 심의회가 언제 개최됐는지, 어떠한 이유 때문에 민간분야 유사 근무경력을 호봉재획정 사유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인지 구체적 사항은 전혀 기재돼 있지 않다"라며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해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도 상당한 지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방부가 소송 과정에서 뒤늦게 거부 사유를 상세히 설명한 데 대해서도 "사후적으로 제출된 준비서면으로는 이유 제시 의무 위반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절차적 위법이 인정되는 만큼, 민간 경력 인정 여부 등 실체적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