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미국의 중국 견제 등의 영향으로 지난 5년간(2021~2025년) 대중 수출이 약 20% 급감했다. 같은 기간 미국 수출은 28.2% 증가했고 아세안과 베트남은 각각 12.5%, 10.8% 늘며 우리나라 수출의 다변화 흐름이 뚜렷해졌다.
2일 더팩트가 산업통상부의 2021~2025년 수출입동향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지난 5년간 19.7% 감소했다.
대중 수출은 2021년 1629억달러를 기록한 뒤 △2022년 1558억달러 △2023년 1248억달러로 급락했고, △2024년 1330억달러 △2025년 1308억달러로 일부 반등했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전반적으로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중국 배제 정책으로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미국이나 동남아 쪽으로 이전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 수출이 가파르게 떨어질 것인가, 아니면 완만하게 떨어질 거냐의 문제로 보인다"며 "미국의 대중 정책 변화나 중·일 관계 등을 고려하면 급락보다는 완만한 감소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 구조 변화가 더 뚜렷했다. 지난해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석유화학 162억7000만달러(-6.6%) △무선기기 73억3000만달러(-6.5%) △일반기계 62억8000만달러(-62.8%) 등 전통 주력 품목에서 감소가 나타났다. 중국의 제조업 능력이 급성장하면서 우리나라 주력 산업과의 경쟁이 심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대중 수출 부진이 곧바로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7097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확대로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데다 중국 수출 감소분을 미국과 아세안, 베트남 시장이 상당 부분 흡수한 결과다.
특히, 미국 수출의 경우 2021년 959억달러에서 지난해 1229억달러로 지난 5년간 28.2% 급증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와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 기업의 미국 투자가 늘고 산업협력이 확대되면 미국 시장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 있다"며 "반도체·자동차 등에서 브랜드 셰어링과 현지 생산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지역으로는 아세안(동남아국연합·태국 등)과 베트남이 꼽힌다.
아세안 지역의 수출은 2021년 1088억달러에서 지난해 1224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5년간 1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도 567억달러에서 628억달러로 10.8% 늘었다.
허 교수는 "중국 기업들이 규제로 미국에 직접 수출하기 어려워지면서 베트남이나 아세안에 공장을 세워 미국·EU로 우회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삼성전자·LG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진출한 베트남에 공장이 집중되면서, 핵심 중간재와 부품 공급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남아에서 중국의 중저가 제품과 정면 경쟁하기보다는, 한류를 접목한 소비재나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한 산업·인프라 협력 등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올해 미국 상호관세와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상되지만, 동남아 수출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문 위원은 "변수들이 많긴 하지만 동남아는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저렴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동남아 수출 업종 비중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중남미는 258억달러에서 310억달러로 증가했고, 유럽연합(EU)은 636억달러에서 701억달러로 늘었다. 중동의 경우 156억달러에서 204억달러로, 인도는 156억달러에서 192억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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