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대출 빗장' 풀렸지만…위험가중치·금리 상승에 실수요자 '울상'


주요 은행 주담대 접수 재개…가계대출 총량 새롭게 설정
위험가중치 상향조정…높은 이자 지속

새해 시작과 동시에 은행권 가계대출 빗장이 풀렸지만, 여전히 대출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은행권이 새해를 기점으로 가계대출 영업을 정상적으로 재개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 상향조정 등 규제가 지속되는데다 금리마저 높게 형성되면서 대출 받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그동안 중단했던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활용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비대면 주담대 신청을 재개하고, 일부 중단했던 신용대출 접수도 정상화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연말까지 신규 취급을 중단했던 모기지 보험 활용 주담대와 주담대 타행대환, 전세대출 타행대환, 신용대출 타행대환, '스타신용대출 Ⅰ·Ⅱ' 상품 판매를 재개한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총량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자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을 제외한 신규 주담대 신청을 전면 중단한 이후 다시 재개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연말까지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담대 신청을 중단했지만, 1월 실행분에 대해서는 접수를 받고 있다으며, 하나은행은 올해 실행되는 주담대 접수를 재개한다. 우리은행도 각 영업점의 부동산 금융상품 판매 한도를 풀고 취급을 정상화한다. '우리WON(원)뱅킹'에서 판매를 중단했던 일부 신용대출 상품 판매와 신용대출 대출비교플랫폼 서비스도 재개한다.

이처럼 은행의 가계대출 빗장이 풀리면서 실수요자들의 숨통은 다소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은행별로 한 해 동안 취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총량이 새롭게 설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연말 대비 대출 여력이 나타난 것이 반영된다.

다만 대출문턱이 크게 낮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약 4%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는데, 올해는 은행들이 그보다 절반인 2% 증가 수준에서 관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기조에 따라 새해부터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선이 기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되면서 은행들의 신규 주담대 공급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은 은행의 자본 부담을 키워, 같은 대출이라도 보수적으로 취급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이와 더불어 4월 1일부터는 고액 주담대 관리도 강화된다. 현재 대출 종류에 따라 은행에 부과되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이 대출금액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방식으로 달라진다. 부동산 시장으로 과도한 자금 쏠림을 완화하고 생산적 영역으로 자금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새해에도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 절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총량 증가율을 경상 성장률보다 낮게 가져가며 연착륙해 나갈 수밖에 없다"며 "실수요자 문제나 특정 시기에 몰리는 문제는 해결해 나갈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금리도 높게 형성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4~6.24%로 금리 상단이 6%대를 돌파했다. 6개월물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3.71~6.11%로 올라 금리 상단이 6%대에 진입했다. 금융채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오른 것이 영향을 끼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새해 대출 영업은 재개됐지만, 실수요자에게 체감되는 대출 여건은 당분간 녹록지 않을 전망"이라며 "다만, 지금 실수요자에게 가장 큰 변수는 '금리'가 아니라 '한도'가 얼마나 나오느냐이기 때문에, 구매할 집이 확정됐다면 은행 내부 규정이 더 보수적으로 바뀌기 전에 빠르게 대출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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