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의 1년 <하>] 조국 복귀에도 신뢰는 아직…성비위 그림자 여전


민정수석 인사 등 과정서 민주당과 불협
사면된 조국 복귀 후 오히려 지지율 하락
"성비위 의혹 관계자 정리·지선 대비 나서야"

조국혁신당의 하반기는 성비위 파문으로 얼룩졌다. 조국 전 대표의 사면과 대표 복귀로 당의 구심력은 강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성비위 파문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황현선 전 사무총장이 복귀하면서 혁신당이 쇄신 대신 회귀를 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국 당시 조국혁신당 대표 후보가 지난해 11월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 출발식에 참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조국혁신당의 2025년 하반기는 성비위 파문으로 얼룩졌다. 조국 전 대표의 사면과 대표 복귀로 당의 구심력은 강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성비위 파문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황현선 전 사무총장이 복귀하면서 혁신당이 쇄신 대신 회귀를 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반기 혁신당의 가장 큰 과제는 '신뢰 회복'이었지만, 당의 선택은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 민주당과 불협화음…지지율도 흔들흔들

대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연대 전략에도 불구하고 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단행된 민정수석과 검찰 수뇌부 인선을 두고 혁신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다. 검찰개혁을 의제로 둔 혁신당이었기에 이같은 불만은 당연했다. 혁신당은 민주당에 검찰개혁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자체 TF를 구성하며 사실상 선을 그었다.

정치적 존재감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특사로 조 대표가 돌아왔다. 조 대표 없이 '팥 없는 찐빵'이라고 불리던 혁신당은 출소에 맞춰 복귀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조 대표의 사면 기대감을 앞두고 올랐던 지지율은 오히려 조 대표가 사면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조 대표의 사면 가능성이 언급되는 지난해 8월 2주차 5.7%였던 혁신당의 지지율은 사면 직후인 같은 달 3주차 3.2%, 4주차 2.5%로 내려갔다.

정치권에서는 조 대표의 광폭 행보가 혁신당의 지지율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해석했다. 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 내부에서는 조 대표의 복귀를 계기로 지지율 결집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실제로는 조기 복귀 자체가 경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민주당과의 선명한 정책 대결보다는 주요 정치 현안에서의 안티테제 제시와 호남 흔들기에만 집중하면서 지지율 반등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이 지난해 9월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당내 성 비위 사건 논란에 고개숙여 사과하고 자진 사퇴했다./뉴시스

◆ 성비위 파문 폭발…지도부 붕괴와 비대위 전환

문제는 떨쳐내지 못한 성비위 의혹이 아직 혁신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해소되지 않은 성비위 의혹은 결국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강미정 전 대변인은 혁신당이 당내 성비위 및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에 미비한 대응을 문제 삼고 탈당을 선언했다. 강 대변인은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혁신당 대응 과정에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규원 전 혁신당 사무부총장은 성비위 의혹을 두고 "성희롱은 범죄는 아니다. 품위유지의무 위반은 되겠다"며 당의 책임을 회피했다.

당직자 줄사퇴 러쉬도 시작됐다. 지난해 9월7일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혁신당 지도부는 당내 성비위 사건에 책임을 지겠다며 총사퇴를 선언했다. 김 권한대행과 황현선 전 사무총장, 이규원 사무부총장은 자리를 내려놨다.

혁신당은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당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사건 수습과 조직 재정비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대위원장에는 예견됐듯 조 대표가 선임됐다. 당 안팎에서는 피해자 보호와 2차 가해 차단보다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대응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 돌아온 조국…성비위 안고 가나

돌아온 조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새롭게 당대표 선출된 신장식·정춘생 최고위원과 신임 지도부 출범했다. 이후 민주당을 향해 정치개혁을 요청했으나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대선 전부터 진보개혁 4당(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요구한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결선투표제 도입도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연대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개혁 과제들이 공전하는 사이 혁신당의 도덕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조 대표의 지명으로 성비위 논란으로 사퇴했던 황현선 전 사무총장이 당에 복귀하면서 간신히 잠재웠던 성비위 의혹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수정당의 생존이 걸린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 2기 지도부의 선택과 판단은 혁신당의 향후 진로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2026년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혁신당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며 "성비위 연관 인사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사죄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 대표 역시 지방선거에서 결과가 불리하더라도 부산시장 같은 상징적인 자리에 총대를 메고 나설 필요가 있다"며 "리더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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