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남지현과 문상민의 쫓고 쫓기는 로맨스가 시작된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달아나는 도적과 붙잡으려는 대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극·로맨스·영혼 체인지를 결합한 작품이다. KBS 토일극이 연이어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해의 포문을 여는 작품으로 편성된 만큼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시너지가 높은 시청률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KBS2 새 토일 미니시리즈 '은애하는 도적님아'(극본 이선, 연출 함영걸) 제작발표회가 30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 호텔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함영걸 감독과 배우 남지현 문상민 홍민기 한소은이 참석해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가진 차별점을 강조하며 많은 시청을 독려했다.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어쩌다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 홍은조(남지현 분)과 그를 쫓던 대군 이열(문상민 분)의 영혼이 바뀌면서 서로를 구원하고 백성을 지켜내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드라마다.
남지현은 의녀이자 길동이라는 이름의 도적 홍은조 역을 맡는다. 낮에는 아픈 이들을 간호하는 혜민서의 천사로, 밤에는 탐관오리들의 곳간을 털어 백성들을 구제하는 도적 길동으로 24시간을 바쁘게 보내는 인물이다. 그러다 길동을 쫓아다니는 이열과 운명처럼 엮인다.
남지현은 2018년 방영된 tvN '백일의 낭군님' 이후 약 8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다. 그는 "'백일의 낭군님' 이후 벌써 8년이 흘렀는지 몰랐다. 체감을 못 하고 있었다"며 "'은애하는 도적님아'에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감정 변화를 잘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문상민은 현 왕의 배다른 동생인 이열로 분한다. 이열이 가장 즐겨 하는 것은 포청(범죄자를 잡거나 다스리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 종사관 놀이다. 취미라는 이름 아래 진짜 능력을 숨기고 살아가던 중 운명처럼 마주친 길동에게 완전히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2026년에는 박지훈의 '왕과 사는 남자', 주지훈의 '재혼 황후', 변우석의 '21세기 대군부인' 등 왕을 소재로 한 작품이 다수 예고됐다. 그렇다면 문상민이 그릴 '은애하는 도적님아'에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그는 "저만의 무기는 대본에 쓰인 캐릭터를 충실하게 살린 것"이라며 "대사의 에너지가 워낙 큰 캐릭터라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중간 지점을 찾아 담백하게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극 중 두 사람이 영혼 체인지라는 설정을 마주하는 만큼 남지현과 문상민의 호흡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남지현은 "사전에 대본 리딩을 정말 많이 하고 시작했다. 이야기의 결이 다양하다 보니 감독님, 작가님과 충분히 논의한 상태에서 들어갔다"며 "상황에 맞춰 조정해 가며 촬영했는데 정말 재밌었다. 즐거운 현장이었다"고 떠올렸다.
문상민은 "이열이 은조보다 한 살 오빠인 설정이다. 그래서 '오빠미'로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상 연하의 케미도 있겠지만 여동생 같은 느낌으로 은조를 품으려 노력했다"며 "지현 누나가 현장에서 굉장히 유쾌하고 그 에너지가 모두에게 전달되는 편이다. 그런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회상했다.
홍민기는 조정을 움직이는 세도가(정치상의 권세를 휘두르는 집안)의 이남 임재이 역을 연기한다. 왕 다음의 권력을 자랑하는 아버지의 막강한 영향력 속에서 자라온 임재이는 내면에 깊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그러다 홍은조와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자신만의 욕망을 깨닫기 시작한다.
첫 사극 도전에 나선 홍민기는 "처음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주위 동료들에게 힘을 받으며 재밌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한소은은 이름난 가문의 규슈 신해림 역으로 극의 몰입감을 더한다. 신해림은 가문과 가문의 뜻에 따라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사내에게 시집을 갈 운명에 놓여 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주친 도월대군 이열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한소은은 "무해하게 웃으면서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처음 맡아봤다. 더 귀엽고 해맑게 보이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해림은 감정을 절제하거나 숨기는 아이가 아니라 마음이 얼굴에 바로 드러나는 캐릭터라 그 부분에 집중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사극·영혼 체인지·로맨스를 결합한 만큼 앞서 종영한 MBC 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와 다소 겹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함 감독은 "영혼 체인지 소재가 그동안 남녀 관계 변화에 사용되는 소재였다면 저희는 대군과 밤에는 의적으로 살아가는 노비 신분의 의녀가 바뀌는 설정이다. 그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조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두 사람이 바뀐 몸으로 세상을 보며 점점 시야를 넓혀가는 성장형 이야기"라며 "영혼 체인지가 로맨스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도 확장될 수 있구나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남지현은 "저희 모두가 정성과 진심을 가득 담아 만든 작품"이라며 "살아가다 한 번쯤 주저앉고 싶을 만큼 힘들 때 주변 사람들에게 힘을 얻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가족, 친구와 함께 혹은 혼자서도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시청을 독려했다.
총 16부작으로 구성된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오는 2026년 1월 3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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