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임기 5년차에 들어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6년 신년사를 통해 '다시, 강북 전성시대'를 선언하며 서울의 성장 축을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주택 공급 확대와 AI·디지털 전환, 촘촘한 약자동행을 축으로 서울을 '미래특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이다.
오 시장은 새해를 하루 앞둔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10년 만에 다시 서울시장으로 돌아왔을 때, 서울은 여러 면에서 정체돼 있었다"라며 "지난 4년은 '잃어버린 10년'을 되돌리기 위해 사력을 다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멈춰 선 서울을 다시 움직이고, 도시의 심장에 동력을 되살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의 선순환 구조가 흔들려 주택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라며 "규제와 갈등은 혁신의 발목을 잡았고, 행정의 속도는 불필요한 이해관계에 묶여 있었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신속통합기획을 중심으로 170개의 정비사업 구역을 지정하고, 24만 5000세대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토대를 다졌다"라며 "도시 경쟁력 역시 세계적인 수준으로 차분히 회복되고 있고, 서울의 시계는 다시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통해 특정 소수의 이해관계와 목소리가 시정을 좌우하던 시대를 끝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내년 시정 운영 방향으로 △다시 강북 전성시대 △주택공급 △진정한 미래특별시 △더욱 촘촘한 약자동행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중심축인 강북을 활성화하고, 균형을 넘어 새로운 성장 거점이 되는 '다시, 강북 전성시대'를 열겠다"라며 "수십 년간 누적된 서울 강남·북의 격차는 균형발전이라는 구호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과제"라고 했다. 이어 "그 신호탄은 세운지구 복합개발"이라며 "남산에서 종묘로 이어지는 녹지축을 조성해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창의적 도심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오 시장은 "교통소외지역인 강북의 동-서를 잇는 강북횡단선을 다시 추진하고, 도시개발을 저해하며 소음·분진까지 유발해 온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는 단계적으로 지하화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창동, 상계 등 동북권은문화와 바이오산업의 일자리를 찾아 청년들이 몰려드는 미래형 경제 중심지로 거듭난다"라며 "2만 8000석 규모의 서울 아레나는 K컬처가 새로 뻗어 나가는 전초기지가 되고,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는 디지털·바이오 기업과 연구기관, 창업·투자 생태계를 구축해 서울의 새로운 첨단 산업 거점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지연된 백사마을 재개발을 본격화하고,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으로 노후 주거지를 단계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주택공급과 관련해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의 선순환을 이어가며 어떤 변수 앞에서도 공급은 멈추지 않겠다"라며 "2만3000호 착공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2031년까지 총 31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완수하고, 주택 가격의 불안을 공급의 안정으로 풀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진정한 미래특별시' 구상에 대해서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등 공간의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라며 "AI·디지털 전환을 도시의 성장 엔진이자 시민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또 촘촘한 약자동행과 관련해서는 "심야노동청년, 더블케어여성, 1인가구노인 등 각자가 처한 삶의 조건과 상황을 더 세밀하게 살피겠다"라며 "도움이 필요한 단 한 분의 시민도 놓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026년 서울은 붉은 말의 기상처럼 흔들리지 않고 오직 시민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나침반 삼아 힘차게 전진하겠다"라며 "서울은 명실상부한 '미래특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