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새벽, 울릉도가 연다”…2026년 '대한민국 일출제' 울릉서 개최


서울보다 17분 빠른 첫 해…울릉 저동항 촛대바위 일원서 새해맞이 대규모 행사

대한민국에서 가징먼저 해가 떠오르는곳 독도. /더팩트 DB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대한민국의 새벽은 울릉도에서 시작됩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여는 첫 태양을 맞이하기 위해 대한민국 최동단 울릉도가 분주해지고 있다.

울릉문화원은 내년 1월 1일 오전 7시부터 울릉도 저동항 촛대바위 인근과 수협 어판장 일원에서 '2026 새해맞이 울릉군 대한민국 일출제'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반도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새해 첫 해를 울릉도에서 맞이하며, 울릉도와 독도가 지닌 '대한민국 시작의 땅'이라는 상징성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추진된다.

울릉도와 독도의 시간적 상징성은 수치로도 분명하다. 한국천문학회에 따르면 2025년 마지막 해는 독도(오후 5시 4분)·울릉도(오후 5시 8분)에서 전국에서 가장 늦게 진다. 이어 2026년 새해 첫 해는 독도 오전 7시 26분, 울릉도 오전 7시 31분에 떠오른다. 이는 서울(오전 7시 47분)보다 약 17분 빠른 시각이다.

2026 새해맞이 울릉군 대한민국 일출제 행사가 열리는 저동항 촛대바위에서 바라본 일출 모습. /더팩트DB

특히 해발 987m 성인봉 정상에서는 고도 효과로 해수면 기준보다 5~6분가량 더 이른 일출 관측이 가능해 울릉도는 사실상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시간 태양을 맞이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날 이른아침 울릉산악회 에서는 성인봉(해발987m) 정상에서 산악인들의 안전 산행을 기원하고 1만여 군민의 안녕과 군정 형통을 염원 하는 시산제를 올린다.

울릉문화원 관계자는 "울릉도는 가장 늦은 해를 보내고, 가장 빠른 해를 맞이하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이 상징성을 국민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행사는 새해 첫 해가 떠오르는 오전 7시 31분에 맞춰 약 40분간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열린 행사에서 해맞이객들이 떠오르는 태양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더팩트 DB

식전 행사로는 관광객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새해 소원지 작성과 사물놀이 공연, 지역 공연 단체의 환영 무대가 펼쳐진다. 본 행사에서는 새해를 알리는 타징과 함께 태극기 퍼포먼스가 저동항 일대를 수놓고, 새해 기원 발원문 낭독과 신년 메시지가 이어질 예정이다.

행사 직후에는 수협 어판장에서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떡국 나눔 행사가 열려 한겨울 섬마을의 정을 나눈다.

현지 주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저동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66) 씨는 "뉴스로만 보던 '가장 먼저 뜨는 해'를 이제는 울릉도 이름을 걸고 제대로 맞이하게 됐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새해 소원을 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49) 씨는 "겨울엔 관광객이 줄어 섬이 조용해지는데, 일출제가 새로운 활력이 됐으면 좋겠다"며 "울릉도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시작의 공간이라는 점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1일 성인봉에서 열린 새해 시산제 모습. /울릉산악회

울릉군은 이번 일출제를 계기로 여름철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겨울로 분산시키고, '일출 성지'라는 새로운 관광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단순 당일 방문이 아닌 숙박·체험 중심의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울릉군 관계자는 "울릉도와 독도는 지리적으로 대한민국의 시작점"이라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를 직접 보고 맞이하는 경험이 울릉도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햇다.

대한민국의 가장 긴 밤을 보내고, 가장 빠른 새벽을 여는 곳. 2026년 첫 태양은 울릉도에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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