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FACT] "내가 이겼다!"...'서해 피격 은폐 의혹' 1심 무죄 박지원 '감회'(영상)


'서해 피격 은폐' 의혹‥.3년 만에 26일 1심 선고
박지원, 서훈 등 文정부 안보라인 모두 무죄

[더팩트|서울중앙지법=김기범 기자] "정치공작을 한 윤석열은 파면되고, 감옥 갔습니다. 저는 무죄가 됐습니다. 제가 이겼습니다."

2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인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5명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박지원 전 원장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뜨거운 목소리로 감회를 밝혔다.

지난 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서 전 실장에게는 징역 4년, 박 전 원장에게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며 모두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정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김기범 기자

한 낮에도 체감 온도 영하 9도의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날씨 탓인지 취재진을 포함한 모든 인원이 패딩과 목도리, 모자를 껴입은 상태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대기했다. 서 전 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은 취재진이 마련한 포토라인을 피해 법정으로 들어갔으며 오후 1시 50분께 故 이대진 씨의 유가족 이래진 씨가 먼저 취재진 앞에 섰다.

이래진 씨는 "6년을 기다려왔다 지귀연 판사가 법정 구속을 시켜줬으면 좋겠다"며 말한 후 검찰의 구형에 관한 질문엔 "법정 최고형을 구형해도 모자르다 동생의 억울한 죽음도 모자르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으며 "재판부에서 합당한 판결을 해주시리라 믿는다"며 소감을 밝혔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 현장에 故이대진씨의 유가족 이래진씨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김기범 기자

이래진 씨가 법정으로 입장 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차를 타고 들어왔다. 박 전 원장은 푸른 목도리와 두꺼운 코트형 패딩을 입었으며 '이래진 씨는 구형량이 적다고 하는데'라는 질문에 "이래진 씨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사법부에서 윤석열이 정치보복으로 조작한 이 사건을 있는 그대로 잘 심판해 주리라 믿는다"며 "검찰이 공소취하할 일"이라며 "윤석열은 감옥갔고 파면됐고 박지원은 이길 것"이라며 판결에 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수부 공무원 故 이대준 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두고 2022년 정권이 바뀐 후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며 다시 부각됐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지지자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기일 현장에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김기범 기자

박 전 원장은 선고가 있기 전인 24일 오후 4시 30분께 "축복받는 성탄 되시길 기도한다"며 "산타 할아버지께서 3년 반 동안 계속된 서해 사건 재판 무죄 선물을 저에게도 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며 자신의 SNS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소 사실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서 전 실장 등 피고인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이 지난 2020년 9월 서해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당시 47세)씨가 북한군 총격을 받아 숨진 뒤 시신이 소각된 사실을 은폐하려 하고, 이씨가 ‘자진 월북’을 했다고 몰아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지 3년 만에 나온 1심 판단이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 1심 무죄에 故이대진 씨의 유가족 이래진 씨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나와 취재진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김기범 기자

선고 이후 이래진 씨는 취재진들과 만나 "판결에 대해 의문점이 들고 황당무계한 판결문이었다"며 "앞으로 어떻게 싸워야 할지 변호사님과 여러 전문가와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정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기일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취재진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섰다./서울중앙지법=김기범 기자

곧바로 박 전 원장이 나오자 지지자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박 전 원장은 취재진들에게 말하기 전 지지자들을 진정시켰으며 무죄와 관련해 "저희를 믿어주신 국민과 현명한 심판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이러한 정치검찰, 국정원이 되지 않기 위해서 더 개혁하는 데 노력하겠다"며 "정치공작을 한 윤석열은 파면되고 감옥 갔습니다 저는 무죄가 됐습니다. 제가 이겼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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