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정부 지원?…차기 국회의장 '역할'에 쏠리는 눈


與에서 선출…조정식·박지원·김태년 후보군 거론
우원식, 추미애 꺾는 이변도…결국 '가치'가 관건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는 지방선거 못지않게 내년 정치권 최대 화두다. 2024년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당시 대표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오른쪽은 이를 지켜보는 추미애 의원.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는 지방선거 못지않게 내년 정치권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의장은 압도적 과반 의석을 가진 국회 제1당이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배출된다.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조정식·박지원·김태년 의원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출마자들이 어떤 기치를 내걸고 출마할 지도 관심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국회 임기가 반환점에 가까워지면서 후반기 의장 선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25년 6월 5일 의장 임기를 시작한 현 우원식 의장은 내년 5월 29일 임기가 종료된다.

차기 의장은 국회 제1당이자 여당인 민주당에서 후보를 추린 후 본회의 무기명투표(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선출)를 거쳐 선출될 것이 유력하다. 제1당이 과반 미달 의석을 보유했다면 어느 정도 야당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세워야 하지만, 현재 민주당은 재석 298석 중 166석을 보유한 초거대 여당인 만큼 '당이 선출한 후보가 곧 의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차기 의장 선거 출마를 위한 인사들의 물밑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먼저 치고 나간 이는 6선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이다. 조 의원은 지난 1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른 시점이지만 후반기 의장직에 뜻을 두고 있다"며 의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조 의원 외에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현역 최고령 박지원 의원(5선·전남 해남완도진도)과 문재인 정부에서 원내대표로 일한 김태년 의원(5선·경기 성남수정) 등이 후보로 언급된다.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는 지방선거 못지않게 내년 정치권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조정식·박지원·김태년 의원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출마자들이 어떤 기치를 내걸고 출마할 지도 관심이다. /더팩트 DB

현재 언급되는 후보 모두 당내에서 명망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당장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에 각 후보들이 선거를 앞두고 어떤 가치를 내거느냐에 따라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가 다뤄야 하는 가장 큰 현안으로는 '개헌'이 꼽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벌인 12·3 비상계엄 사태로 제왕적 대통령제에 무력한 '87 헌법' 체제의 허점이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보완 작업을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우 의장도 개헌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여당이 '내란 청산'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개헌을 최우선 과제로 역설하는 의장 후보가 당내 강경파를 소구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정부 지원론'도 의장직을 노리는 인사들의 좋은 캐치프레이즈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조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을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오래 호흡을 맞추고 함께 일을 해온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이재명 정부와 유능한 민생 국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제가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해부터 의장 후보 선출에 권리당원 투표 20%를 반영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감안했을 때도 '친명' 구호는 차기 의장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차기 의장의 역할과 조건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도 분분하다. 국회 고위직을 지낸 정치권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8년 새 두 번의 대통령 탄핵으로 헌법의 제도적 미흡을 확인했다"며 "국회의 제1 과제는 개헌이고, 두 번째는 공공외교 센터로의 기능이다. 이것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이 차기 의장이 되면 좋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본지와 만나 "전반기 의장 선거에서 추미애 의원이 우 의장에 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친명, 강성만으로 의원들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결국 합리적이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의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xo9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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