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증 철저히"…'왕과 사는 남자', 유해진·박지훈의 신선한 만남(종합)


19일 오전 11시 제작보고회 개최
"고증 철저히 해…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

배우 유지태 박지훈 유해진 전미도, 장항준 감독(왼쪽부터)이 19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은 이야기를 담아낸 '왕과 사는 남자'가 베일을 벗는다. 역사적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이 작품은 공개 전부터 깊은 여운을 예고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믿고 보는 배우 유해진과 대세 배우 박지훈이 의기투합해 기대감을 배가시킨다. 탄탄한 배우진과 색다른 서사가 침체된 극장가에 어떤 울림을 전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제작보고회가 19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장항준 감독과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가 참석해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이야기를 다룬 '왕과 사는 남자'의 매력을 자신하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작품은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조선 제6대 왕 단종 이홍위는 12세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돼 17세에 생을 마감한 비운의 왕이다. 영화는 태어나 단 한 번도 자신의 뜻대로 살아본 적 없는 단종이 1457년 궁을 떠나 영월 산골 마을 청령포로 유배길에 오르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장항준 감독은 "처음 제안을 받고 많이 망설였다. 당시 영화계 사정도 좋지 않았고 사극이라는 특수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한 번도 단종을 제대로 다뤄본 영화가 없더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왕 하는 거라면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신선한 캐스팅,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들과 함께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 박지훈(왼쪽)과 유해진이 왕과 사는 남자에서 남다른 우정 이야기를 그린다. /남용희 기자

유해진은 단종이 유배 온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 역을 맡는다. 그는 "엄흥도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시나리오에 그려진 인물의 감정이 어땠을지를 고민했다"며 "무대가 실제 유배지인 영월이어서 그곳을 많이 돌아다니며 영감을 얻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박지훈은 어린 선왕인 단종 이홍위로 분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단종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대본을 보고 최대한 순수하게 접근하려고 했다"며 "어린 나이에 이런 감정을 겪었다면 어땠을지 공허함과 무기력함을 위주로 고민하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작품을 위해 국궁(전통적인 궁술)까지 배웠다. 박지훈은 "국궁이 양궁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활로 단순히 과녁만 맞추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지만 국궁은 마음을 비우는 일이었다"며 "잡생각 없이 마음을 비웠을 때 손을 놓는 거라고 배워서 그 부분에 집중하며 계속 연습을 했다"고 덧붙였다.

작품이 엄흥도와 단종의 깊은 우정을 그리는 만큼 두 사람의 연기 호흡 역시 중요했다. 유해진은 "박지훈 씨가 제게 준 영향이 정말 크다. 어떨 때는 안쓰럽고 동정심이 들 정도였다"며 "이야기 후반 제가 감정 연기를 할 수 있던 건 박지훈 씨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지훈은 "선배님과 함께했던 감정과 기억이 계속 남아 있다. 현장이 많이 그립다"고 회상했다.

유지태는 당대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 역을 연기한다. 그는 "기존 작품들에서는 수양대군 옆의 교묘한 책략가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독님께서 조금 다른 한명회를 그리고 싶다고 하셨다"며 "멋있고 여성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인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배우 유지태 박지훈 유해진 전미도(왼쪽부터)가 호흡을 맞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026년 2월 4일 스크린에 걸린다. /남용희 기자

전미도는 궁녀 매화 역으로 열연한다. 그는 "궁녀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호위무사는 아니지만 유배를 자처해 따라간다는 점에서 목숨을 걸고 간 캐릭터라고 느꼈다"며 "대본 리딩 때 감독님께서 매화를 전형적인 궁녀가 아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하셔서 여러 아이디어를 가지고 현장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화려한 캐스팅을 뒷받침하는 '왕과 사는 남자'만의 차별화된 지점은 철저한 고증이다. 장 감독은 "처음부터 역사학자의 자문을 받으며 꾸준히 검토했다. 교보문고에 가서 책도 많이 읽으며 연구했다"며 "다만 역사적으로 알 수 없는 디테일한 부분도 분명히 존재했기에 그 간극을 어떻게 이야기로 채울지를 고민했다. 미술과 의상 스태프들 역시 역사학자들 못지않게 공부하면서 의상을 제작하는 등 고증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힘 있게 말했다.

끝으로 박지훈은 "유난히 제게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이다.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인 만큼 관객분들이 진한 감동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다"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저희만의 이야기로 그릴 수 있어 영광이었다.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게 촬영한 만큼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026년 2월 4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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