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는 매일 수많은 신제품들이 쏟아집니다. 재빠르게 유행에 탑승하기도, 새로움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어당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건 뭐지?"라는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신제품을 직접 먹어보고 입어보고 체험해 봄으로써 이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편집자주>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농심이 글로벌 미각 트렌드와 K-콘텐츠를 결합한 신제품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수출을 겨냥한 '신라면 김치볶음면'과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라면을 실제로 구현한 '케데헌 컵라면' 3종은 농심의 이러한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농심은 최근 글로벌 미각을 공략하기 위해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4일부터 자사몰을 통해 한정 판매를 시작했다. 정확한 수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SNS를 중심으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어 "이달 내 완판이 예상된다는 것"이 농심 측의 설명이다.
해당 제품은 농심이 2026년 글로벌 전략 제품으로 낙점한 메뉴다. 단순한 '신라면' 파생 상품이 아닌 향후 K-푸드를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 아래 기획됐다. 가격은 4입 기준 5300원이다.
지난 10월 독일 '아누가 2025'에서 처음 공개된 이 제품은 최근 외국에서 유행인 스와이시(Swicy, 매콤달콤한) 트렌드를 반영했다. 외국인에게 친숙한 단맛과 한국식 매콤달콤한 맛을 더해 진입장벽을 낮추면서도 신라면의 정체성은 유지했다.
첫 맛은 달콤하지만 뒤로 갈수록 매운맛이 살아났다. 참기름으로 볶은 김치 페이스트 소스가 기존 신라면보다 자극은 덜하지만 깊은 풍미를 만들어냈다. 특히 청경채와 김치 플레이크가 볶음면을 더욱 진하고 다채롭게 만들었으며 따로 김치 반찬이 필요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치 특유의 고소함이 강해 해외 소비자가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형 신라면'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아울러 농심은 지난 10일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컵라면을 현실로 구현한 △신라면 햄버거컵 △신라면 슈퍼스타컵 △신라면 스파이시퀸컵 3종을 한정 출시했다. 가격은 1300원이다.
앞서 농심은 지난 8월 신라면과 새우깡 등 주요 제품 패키지에 '케데헌' 캐릭터를 적용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패키징 협업에서 '맛의 실사화'로 확장했다. 특히 단순히 콘텐츠 이미지를 입히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 속 설정을 실제 레시피로 구현해 콘텐츠 소비를 미각 경험으로 연결했다.
'햄버거컵'은 체더치즈, 토마토, 볶음양파, 파프리카, 치폴레 등을 활용해 매콤하고 달콤한 햄버거의 풍미를 담은 라면이다. 훈연 소고기 패티 맛이 더해져 햄버거 본연의 '아는 맛'이면서도 이색적이다. 살짝 달콤 느낌에 간장의 짭조름함이 함께 났다.
'슈퍼스타컵'은 소시지·치즈·김치 등 동서양 식재료를 조합한 사골 베이스 국물에 별 모양 플레이크를 더한 제품이다. 햄과 김치가 어우러진 진한 사골 육수 베이스에 치즈의 풍미 그리고 시각적 재미까지 더한 것이 특징이다. 약간 부대찌개 맛이 나며 신라면 보다 맵지 않아 아이들에게 적합한 메뉴라 생각됐다.
'스파이시퀸컵'은 신라면보다 맵기를 2배 강화한 라면으로 하늘초와 청양고추 등 다양한 고추 풍미를 조합해 매운맛 마니아를 겨냥했다. 신라면과 비슷하면서도 살짝 더 매워 맵찔이(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인 기자가 먹기엔 힘들었다.
농심은 해당 제품 3종을 내년 1년 말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 캐나다 등으로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국가별 특성에 맞춰 용이 규격을 조정하는 등 현지화 전략도 병행한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신라면컵 3종은 농심의 기술력과 콘텐츠의 상상력을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물하기 위한 제품"이라며 "농심과 신라면컵을 통해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보는 즐거움'에서 직접 '맛보는 경험'으로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