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수도권 핵심 주거지인 성남 분당구와 용인 수지구에서 향후 3년간 신규 아파트 입주가 800여 가구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가용 부지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고, 정비사업 속도마저 늦어지면서 우려했던 '공급 절벽'이 현실로 확인된 셈이다.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심화하며 집값 상승 압력은 한층 커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6년~2028년 분당·수지의 신규 입주 물량은 2027년 예정된 '더샵 분당티에르원' 873가구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입주 예정 물량 21만3520가구와 비교하면 공급 비중은 0.41%에 불과하다. 올해 11월 기준 분당구와 수지구 인구가 경기도 전체의 16.26%를 차지하는 핵심 주거지임에도, 신규 주택 공급은 사실상 제로 수준이다.
인구 비중(16.26%) 대비 공급 비중(0.41%) 격차가 커지면서 집값 상승이 뚜렷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월~11월 분당구 아파트값은 17.39%, 수지구는 7.32% 올랐다. 수도권 평균 상승률(3.40%)을 훌쩍 웃돈 수치다.
분당과 수지는 강남 접근성과 우수한 학군, 판교를 중심으로 한 고소득 일자리까지 갖춘 지역으로, 외부 대기 수요도 두텁다. 신고가 거래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분당 '시범삼성한신' 전용 84㎡는 지난 10월 21억8500만원, '시범우성' 같은 면적은 19억9300만원에 거래됐다. 재건축 이슈가 없는 '파크뷰' 84㎡도 25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84㎡는 15억5000만원, 'e편한세상 수지'는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신축 선점을 위한 청약 경쟁률도 치솟았다. 2028년까지 유일한 입주 물량인 '더샵 분당티에르원' 84㎡ 분양가는 최고 26억8400만원에 달했지만, 지난 11월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100.4대 1을 기록하며 조기 완판이 유력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이미 완성된 도시인 분당과 수지는 빈 땅이 없어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이 아니면 신규 공급이 불가능하다"며 "진입 대기 수요는 쌓이고 있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집값 우상향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