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에 대한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 학교 급식이 먹는 것에 치중이 됐다면 현재 학교급식은 영양·식생활교육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학교 현장과 가정이 함께 하는 영양·식생활교육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식습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더팩트>는 총 10회에 걸쳐 대전시교육청의 학교 급식 정책과 우수 영양·식생활교육 운영학교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여덟 번째 순서는 대전의 영양교사들의 연구모임인 '영양Dream 연구회' 현장을 찾아 지난 1년간 성과와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학교급식은 '먹는 시간'을 넘어 '배우는 시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전지역 유·초·중·고 영양교사들로 구성된 '영양Dream 연구회'는 지난 1년간 학교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체험형 영양교육 자료를 개발하며, 대전 영양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왔다.
영양교육을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생활 속 실천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 아래 연구회는 교사 역량 강화와 현장 중심 실천을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 "급식은 교육이다" 현장서 출발한 문제의식
영양Dream 연구회는 어릴 때 형성된 식습관이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학교급식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인 만큼, 이 시간을 교육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연구회 결성 배경이 됐다.
특히 학생들의 식생활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영양교사가 직접 영양교육을 담당할 때 교육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회는 학교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업지도안과 체험형 프로그램 개발을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대전지역 교육 환경과 정책 방향을 반영한 '대전 맞춤형 영양교육 체험자료 개발'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 네 개 분과 협업으로 완성한 연구 구조
연구회는 △기획 △자료분석 △프로그램 개발 △홍보 등 4개 분과 체계로 운영됐다.
기획 분과는 연구 방향 설정과 연수 기획을 맡았고 자료분석 분과는 타 시·도 우수사례를 조사하며 대전형 모델 설계 기초 자료를 축적했다.
프로그램 개발 분과는 이를 토대로 체험 중심 수업지도안과 교육자료를 개발했다. 홍보 분과는 박람회와 각종 행사에서 활용할 콘텐츠 제작을 담당했다.
각 분과는 독립적으로 움직이기보다 기획–개발–적용–피드백–홍보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 속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했다.
이 같은 협업 체계는 연구회의 실행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됐다.
◇ 교사 역량 강화 방점 "연수가 곧 수업이 되다"
올해 연구회의 가장 큰 성과는 교사 역량 강화를 중심에 둔 연수 운영이다.
에듀테크 연수에서는 Canva 활용법을 익혀 교사 스스로 레시피 카드, 포스터, 수업자료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마늘 찹쌀고추장 레시피 카드와 학교급식 '유퀴즈' 포스터는 연수 결과물이자 즉시 수업에 활용 가능한 교육자료로 완성됐다.
이어 진행된 교수·학습과정안 연수에서는 수업 설계 기초부터 실습까지 과정을 체계화했다.
학교마다 달랐던 지도안 작성 방식이 정리되면서 영양 수업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한 참여 교사는 "오랜 교직 생활 중 가장 실용적인 연수였다"며 "영양 수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 전국 사례 분석으로 다진 '대전형 영양교육' 기반
대전형 영양교육 모델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전국 우수사례 분석에도 힘을 쏟았다.
자료분석 분과는 강원·경북·경남 등 여러 지역의 식생활 교육 사례를 조사해 운영 방식과 체험 활동을 비교·분석했다.
특히 강원 영양교사회가 주관한 식생활 교육 체험행사는 지역 연계와 체험 중심 운영 측면에서 대전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로 주목받았다.
다시팩 만들기, 미니책 제작, 지역 농산물 전시 등 협업 기반 체험활동은 향후 대전 영양교육 페스티벌 구상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됐다.
연구회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대전 지역 특색에 맞는 창의·융합형 영양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속도를 냈다.
◇ 체험 중심 수업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영양Dream 연구회의 핵심 키워드는 '체험'이다.
아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비교하고,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영양교육이 자연스럽게 생활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레시피 제작 활동, 식재료 탐색, 학년군별 융합 수업, 영양 상담 등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은 지식 습득을 넘어 실천의 계기를 만들었다.
퀴즈 형식을 차용한 '학교급식 유퀴즈' 프로그램은 대표적인 성과다. 재미 요소를 더해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였고, 영양교육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했다.
◇ 박람회서 확인한 현장성과 확장 가능성
지난 9월 열린 '2025 학교급식 박람회'는 연구회 성과를 대외적으로 확인한 자리였다.
연구회는 학교 현장에서 실제 활용된 체험형 영양교육 자료를 전시하며, 영양교사가 수업하는 영양교육 모습을 소개했다.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과 교육 관계자들은 "영양교육이 이렇게 진행되는지 몰랐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 내년은 '확산의 해'…대전 영양교육의 도약
영양Dream 연구회는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을 '확산의 해'로 삼는다.
개발한 수업지도안을 여러 학교 현장에 적용해 보완하고, 대전영양교사회 주관 영양교육 페스티벌을 통해 체험 프로그램과 수업 모델을 공유할 계획이다.
박영주 연구회장은 "교사의 전문성과 태도, 열정이 교육의 질을 결정한다"며 "체험으로 배우고 일상으로 실천하는 대전형 영양교육이 현장에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체험으로 배우고, 일상으로 이어지는 영양교육 영양Dream 연구회의 지난 1년은 대전 영양교육 변화를 현실로 만든 시간이었다.
※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급식' 기사는 대전시교육청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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