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2029년 남녀공학 전환…총장, 학생 반발에도 "시대 변화"


"현재 재학생 졸업 시점에 공학 전환"
"12월 중 대학 운영 혁신 방안 설명"

동덕여대는 3일 김명애 총장 명의 입장문을 통해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위) 최종 권고안 결과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며 공학전환의 이행 시점을 현재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다빈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동덕여자대학교가 오는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 김명애 총장은 학생들 반발에도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장은 3일 입장문을 내고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위) 최종 권고안 결과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며 "공학 전환의 이행 시점을 현재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권고안은 지난 6월부터 교수와 학생, 직원, 동문 등이 참여해 숙의와 토론을 거쳐 마련된 대학의 미래 방향에 대한 공동의 판단이자 책임 있는 결론"이라며 "향후 구성원 설명회와 대학발전추진위원회,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의 논의와 의결 절차를 거쳐 남녀공학 전환 안건에 대한 최종 방침을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론화 과정에서 공학 전환에 찬성하는 의견이 더 많았음에도 재학생들의 반대와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이제는 창학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지난 갈등을 슬기롭게 마무리하고 부정적 외부 이미지를 개선해 재학생과 구성원 모두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공론위가 제기한 대학 운영 혁신 방안과 구체적 발전 계획은 이달 내 상세히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론위는 전날 오후 '공학 전환 공론화 결과에 따른 권고안'을 발표하고 공학 전환 추진을 권고했다. 숙의기구 토론, 타운홀미팅, 온라인 설문조사 등 각 단계별 공론화 결과에서 '공학 전환'을 선택한 의견이 '여성대학 유지' 의견보다 높았다는 게 공론위 측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교원과 학생, 직원, 동문 등 총 48명이 참여한 숙의기구에서 공학 전환 찬성은 75.8%로 나타났다. 반면 여대 유지는 12.5%, 유보는 11.7%에 그쳤다.

총 406명이 참여한 타운홀미팅에서도 공학 전환 57.1%, 여대 유지 25.2%, 유보 17.7%를 기록했다. 총 705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는 공학 전환 51.8%, 여대 유지 33.2%, 유보 15.0%였다.

학생들은 공론위 과정과 구조가 불공정했다며 권고안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동덕여대 제5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생 의견 반영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학생을 제외한 구성단위에서 공학전환 찬성이 높아 구조적 한계 속에서 권고안이 의결됐다고 주장했다. /이다빈 기자

학생들은 공론위 과정과 구조가 불공정했다며 권고안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동덕여대 제5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생 의견 반영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학생을 제외한 구성단위에서 공학전환 찬성이 높아 구조적 한계 속에서 권고안이 의결됐다"고 주장했다.

동덕여대 중앙운영위원회 역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들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함을 지속 주장했으나 의견 반영 비율은 전체 구성원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표본 값을 구한 것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학생연합도 "학생위원들을 제외한 모든 위원이 공학전환에 찬성 의견을 표명했다는 사실은 전체 구성원의 의견이 다각도로 반영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결정 구조임을 말해준다"며 "교육기관의 핵심 구성원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부차적 요소로 취급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오는 5일까지 '공학 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총투표'를 진행하고 투표 결과를 대학본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공학 전환 추진 논의에 반발, 본관을 점거하고 래커칠 시위를 벌였다. 이후 학생과 학교 측은 갈등을 중단하고 공학 전환 논의를 위해 지난 6월24일 공론위를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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