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나주=고병채 기자] 최근 국회를 통과한 철강·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지원법을 두고,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나주·화순)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동발의'만 부각하고 실제 '대표발의자'를 생략한 것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을 의결한 데 이어, 이달 2일 본회의에서 '석유화학산업 특별법'(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두 법 모두 전남 동부권 산업의 생존과 미래 전환을 담은 핵심 법안이다.
석유화학산업 특별법의 경우 대선 과정에서 주철현 의원이 가장 먼저 법안을 설계하고 이를 공약에 반영한 뒤 대선 직후인 6월 11일 대표발의해 논의를 본격화했다.
이어 박성민 의원이 산업계 요구를 반영해 법안을 추가로 발의하면서 두 법안이 병합 심사됐다. 이후 산자위 민주당 간사인 김원이 의원이 정부와 조율해 11월 4일 대표발의한 법안이 최종 기준안이 되어 전체 대안으로 정리됐고, 결국 세 법안이 통합돼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본회의 통과 직후 신정훈 의원이 SNS에 올린 글에서는 이 두 법안의 대표발의자인 권향엽 의원(K-스틸법)과 주철현 의원(석유화학산업 특별법)의 이름이 모두 빠지고, 자신과 일부 서부권 의원들의 공동발의 사실만 강조됐다.
'K-스틸법'의 대표발의자인 권향엽 의원, '석유화학산업 특별법'의 대표발의자인 주철현 의원의 이름은 끝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3일 지역 정치권에서는 "법안의 실질적 설계자들은 숨기고 생색은 본인이 챙겼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법안이 어떻게, 누구 손에서 만들어졌는지는 쏙 빼고 SNS에서는 공동발의자 몇 명만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 참 약삭빠르다"며 "특히 두 법은 여수·광양 산업 구조가 걸린 중대한 입법인데, 대표발의자를 배제하는 건 의도적 생략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정책 전문가들도 "대표발의와 공동발의는 역할 자체가 다르다"며 "특히 대표발의 여부는 입법 과정의 핵심 정보이며 지역민이 성과를 판단하는 기본 기준이고, 날짜, 통과 시점, 발의 책임을 정확히 적지 않는 행위는 정치적 공정성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통과된 두 법은 △철강·석유화학 산업의 친환경 전환 △설비 투자와 기업 결합 절차 단축 △고용·지역 경제 안전망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산업 특별법은 여수국가산단 중심의 구조 전환과 지역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안전망을 제도화해 여수·광양권과 직결되는 법안으로 평가받는다.
한 시민은 "단순한 입법 성공이 아닌 '누가 어떤 이름으로 법안을 이끌었는지'는 정확히 기억해야 할 중요한 기록이다"며 "그런 점에서 대표발의자를 빼고 '우리가 함께했다'는 식의 SNS 글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이자 기본 정보 제공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취재진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신정훈 의원실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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