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탄소→친환경 항공유' 전환…4900억 e-SAF 시장 정조준


보령서 지속가능항공유 생산 실증 예타 통과
1402억 투입 CCU 메가 프로젝트 본격화

안호 충남도 경제산업실장이 1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보령 e-SAF 실증 사업 예타 통과와 향후 추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노경완 기자

[더팩트ㅣ내포=노경완 기자] 충남도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지속 가능한 항공기 연료(e-SAF)로 전환하는 신산업 육성에 본격 착수했다. 국제 항공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보령에서 추진 중인 '탄소 전환 e-SAF 생산 기술 개발' 사업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실증 단계에 돌입했다.

안호 충남도 산업경제실장은 1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령 e-SAF 사업은 CCU(이산화탄소 포집·활용)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로 확정됐다"며 "충남이 탄소중립 신산업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보령화력 저탄장 약 3500㎡ 부지에 2030년까지 1402억 원을 투입, e-SAF 생산 플랜트를 구축·실증하는 내용이다. LG화학이 주관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HD현대오일뱅크, 한국중부발전 등이 참여한다.

보령발전본부에는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이산화탄소 습식 포집 설비가 마련돼 있어 원료 확보가 안정적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수소와의 합성·정제 과정을 거쳐 연간 700톤 규모의 e-SAF로 전환되며 이 과정에서 약 4000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17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충남도는 예타 심사를 위해 보령화력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차세대 CCU 기술인 '그린올(Green-ol) 신에너지 기술' 실증을 진행했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가 전기·물·미생물 반응을 통해 그린 에탄올·메탄올·플라스틱 원료·e-SAF 등 다양한 신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충남도는 내년 상반기 LG화학 등 참여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플랜트 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지원할 계획이다.

EU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7년 e-SAF 의무 혼합률을 1%로 시작해 2035년 7~1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글로벌 항공 연료 시장 전환은 이미 속도가 붙고 있다. 충남도는 이번 실증을 바탕으로 e-SAF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2034년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면 연 4900억 원의 경제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호 충남도 경제산업실장은 "지속 가능 항공유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가장 유망한 신산업 중 하나"라며 "유럽은 이미 올해부터 자국 출발 국제선에 2% 사용을 의무화했고, 우리나라도 2027년부터 일부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 비중은 앞으로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충남이 양산 가능한 대규모 실증 플랜트를 구축하게 됐다는 점에서 시장을 선점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실장은 "앞으로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보령 e-SAF 실증이 산업화와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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