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국회=김민지 기자] "이야, 뻔뻔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신상 발언을 마치자마자 27일 국회의사당 더불어민주당 의석 쪽에서는 이 같은 비난이 터져 나왔다.

추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비겁한 변명이다", "대체 표결에 왜 안 들어왔냐"며 잇따라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 "고성 자제하라"고 맞받으며 의사당 분위기는 급속도로 격화됐다. 직전까지 비교적 평온하게 안건을 처리하던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살얼음판으로 바뀌었고, 양측의 고성과 항의가 뒤섞이며 아수라장이 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를 가결했다. 추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180명 중 172명의 찬성, 4명의 반대, 2명의 기권, 무효 2표로 통과됐다.

표결에 앞서 신상 발언에 나선 추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저는 이미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제가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은 아무런 근거 없는 악의적인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은 제가 언제 누구와 계엄에 공모, 가담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추 의원은 "저에 대한 영장 청구는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 보수정당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내란 몰이 정치공작"이라며 "탄압과 보복의 악순환을 끊어내지 않으면, 여야 국회의원 누구든 정쟁의 불행한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력은 정적을 죽이는 흉기가 아니라 국민을 살리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며 "정부·여당은 더 늦기 전에 야당 파괴와 보복의 적개심을 내려놓고, 대화와 타협, 견제와 균형의 의회 민주정치를 복원시켜 민생을 지키는 일에 집중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저는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법리와 진실 앞에 서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민전 의원을 필두로 차례로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추 의원을 격려했다. 이후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본회의장을 떠나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추 의원은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내란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체포동의안 통과에 따라 그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될 예정이다. 영장 심사는 빠르면 다음 달 2일 이뤄져 계엄 1년인 3일 새벽 추 의원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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