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 부부 조사를 3시간여 만에 종료했다.

특검팀은 27일 오전 8시30분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를 받는 김 씨 부부를 불러 조사했다.

조사는 3시간여 만인 11시40분께 끝났다. 김 씨의 배우자 노모 씨는 증거인멸 혐의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김 씨는 이날 오전 8시25분께 특검팀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그는 '김건희 씨의 물건을 그의 부탁을 받고 옮겨둔 것 아닌가'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노 씨도 '목걸이 모조품과 그림 등을 왜 모친 집에 뒀나', '김건희 씨 부탁을 받은 게 아닌가'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의혹은 김 씨가 대표로 있는 가족기업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공흥지구(2만2411㎡·350가구) 개발 사업 과정에서 개발부담금 면제와 인허가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는 이에스아이엔디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김 씨는 증거인멸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금거북이와 당선 축하 카드, 4명의 경찰 이력이 담긴 인사 명단 등을 발견했다. 이후 압수하기 위해 영장을 새로 받아오자 물품들이 사라졌다며 수사에 착수했다.

김 씨는 지난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최 씨 요양원에서 발견된 경찰 인사 문건 등 물증을 자신이 없앴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은 "주된 혐의의 경우 의심을 넘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 대한 내용을 검토한 후 보충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다만 추가 소환이나 구속영장 재청구 윤곽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른바 '종묘 차담회 의혹'의 핵심 인물인 신수진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신 전 비서관은 지난달 14일과 이달 4일 각각 참고인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김 여사는 지난해 9월3일 종묘 망묘루에서 코바나컨텐츠 운영 당시 같이 일했던 미국인 작가와 종교인 등 외부인을 불러 차담회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가유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국가유산청은 공식 사과했고, 국능유적본부장은 국회에서 "사적 사용이 맞다"고 인정했다.

특검은 신 전 비서관에게 김 여사가 대통령실 자원을 사적으로 이용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chaezer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