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산단 위기 넘어 산업 대전환 기회로…총력 지원 성과 가시화


산단위기선제대응지정·금융지원·고용안정
175억 상품권·R&D 공모 유치로 체질 개선

여수시는 지난해 8월 위기대응 협의체 발족 이후 기업 건의사항 정책과제 발굴과 신규 사업 제안을 추진하며 제도 개선의 첫 단추를 끼웠다. /여수시

[더팩트ㅣ여수=고병채 기자] 전남 여수시는 현재의 '석유화학산단 위기를 산업구조 재편의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 아래, 각종 제도 개선과 금융 지원, 고용안정 대책을 총동원하며 산단의 경쟁력 회복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여수시는 전남도와 함께 민관산학연이 참여하는 '석유화학산업 위기대응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이끌어내는 등 국가적 지원 체계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여수시는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모아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신규 사업을 정부에 제안하는 정책조정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검사 기준 합리화, 광양4단계 공업용수 예타 통과 등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17건의 규제 개선을 정부에 건의했고, 정부와 업계는 이에 호응해 연내 국내 NCC 설비 25% 감축 계획을 밝히며 구조적 개선에 나섰다.

여수국가산단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가동률 저하로 최근 몇 년간 경쟁력 약화에 직면해 있었던 만큼, 이러한 조치는 산업 안정화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정부의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 이후 협력업체·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지원이 본격화되면서 여수시는 현장의 수요를 집중 점검하며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여수시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 이후 금융 지원도 본격화됐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협력업체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를 실시하고 있으며, 신용보증기금은 보증비율 인상과 보증료율 인하가 적용되는 '위기대응 특례보증'을 운영 중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저리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확대 공급해 자금난 완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석유화학기업과 협력사를 대상으로 최대 10억 원까지 대출 한도를 늘리고 운전자금 이자 3%포인트를 지원하고 있다.

고용 불안에 대한 체계적 대응도 병행되고 있다. 여수국가산단의 신·증설 및 유지보수 발주량 감소로 중소 협력사들의 고용 위기가 확산되자, 여수시는 정부·전남도와 함께 고용안정 지원사업,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 지역 산업 위기 대응 맞춤형 지원사업 등 약 100억 원을 투입해 고용 안전망을 강화했다.

시는 민생경제 회복에도 속도를 냈다.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으로 확보한 국비를 활용해 여름 휴가철엔 175억 원 규모 지역상품권을 20% 특별 할인 발행해 소비심리 회복을 유도했고, 지방교부세 기준재정수요액 증액 2년 연장을 이끌어 세수 감소로 인한 재정 공백도 최소화했다.

정기명 여수시장이 여수국가산단 내 중소기업을 방문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현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여수시

여수시는 이번 위기를 산업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고자 R&D 공모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다공성 전극 소재, 무탄소 연료 기반 NCC 공정 기술 개발 등 미래 먹거리 확보 전략을 산업통상부·전남도와 연계해 추진 중이며, 지방투자촉진보조금 확대 등 기업의 연구개발 및 상용화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여수국가산단은 1967년 조성 이래 산업구조 재편과 친환경 전환이라는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며 "지역 기업, 유관기관과 힘을 모아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전환점을 마련함으로써 위기가 기회였음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kde32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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