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전두리초등학교, ‘보고·먹고·만드는’ 건강한 급식 혁신


[더팩트-대전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급식'⑥]

대전두리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NON-GMO 수업에 참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예준 기자

학교 급식에 대한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 학교 급식이 먹는 것에 치중이 됐다면 현재 학교급식은 영양·식생활교육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학교 현장과 가정이 함께 하는 영양·식생활교육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식습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더팩트>는 총 10회에 걸쳐 대전시교육청의 학교 급식 정책과 우수 영양·식생활교육 운영학교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여섯 번째 순서로 NON-GMO 사업학교인 대전두리초등학교를 찾아 학생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두리초등학교는 학생 스스로 식재료의 출처와 성분을 따져보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NON-GMO(비유전자변형) 식생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급식·수업·체험 활동을 엮어낸 교육 방식은 ‘먹는 것’ 자체가 배움이 되고, 배움이 다시 안전한 선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고 있다.

학교는 올해 4월부터 ‘2025학년도 NON-GMO 사업학교’로 선정돼, 건강한 식생활과 올바른 식품 선택 능력을 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는 학교급식법과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대전시교육청의 ‘2025 학교급식 기본계획’을 반영한 것으로 식생활교육을 학교 교육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한수진 대전두리초등학교 영양교사가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NON-GMO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정예준 기자

◇ "내가 먹는 음식은 어디서 왔을까?"…식재료로 배우는 영양 수업

두리초의 NON-GMO 교육은 급식 시간부터 시작된다. 급식은 무농약 국산 두부, 국산콩 청국장, 국산 콩나물, NON-GMO 콩기름, 국산콩 간장, 국산 쌀 등 우리 농산물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학생들은 매일 자연스레 ‘안전한 식재료’를 접한다.

가장 큰 인기를 끈 ‘NON-GMO 급식의 날’의 대표 메뉴는 무농약 국산 두부로 만든 온두부와 김치볶음. 급식실 곳곳에서 "한 번 더 주세요"라는 외침이 이어질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또한 급식소위원회·학생·교직원이 함께 운영하는 ‘NON-GMO 식재료 전시회’는 체험형 학습의 핵심이다. 학생들은 식품의 원산지, 표기 방식, GMO 여부를 직접 비교하고, 자신이 먹는 음식의 출처를 눈으로 확인하며 "식재료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질문을 탐구한다.

저학년은 그림책 '한그릇'을 활용한 영양·식생활 수업도 진행한다. 콩나물·채소 등 ‘친숙한 재료’가 한 그릇의 비빔밥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그림 동화와 연결해 이해하는 방식이다. 자연스럽게 식재료의 소중함과 우리 식문화의 가치를 배운다.

한수진 영양교사는 "NON-GMO 식품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스스로 선택하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두리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NON-GMO 활동지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정예준 기자

◇ 배우고, 느끼고, 실천하는 ‘GMO 식품 바른 선택’ 수업

지난 10월 14일 두리초 4학년 교실에서는 ‘GMO 식품의 바른 선택’을 주제로 한 참여형 수업이 운영됐다. 이 수업은 GMO의 원리와 개발 이유를 쉽게 풀어 설명하며, 학생 스스로 식품 표시를 분석해보도록 설계됐다.

수업은 "GMO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학생들은 시청각 자료로 GMO 생성 과정을 배우고, 병충해 저항성 강화·수확량 증대 등 개발 목적을 토론하며 "왜 이런 식품이 만들어졌을까"라는 문제의식을 키웠다.

이어진 ‘생활 속 GMO 식품 찾기’ 활동에서는 실제 가공식품 포장지를 들여다보며 원재료명과 성분표에서 GMO 여부를 찾아냈다. 학생들은 "내가 자주 먹는 과자에도 있을까"라며 호기심을 보였고, 예상치 못한 원료에서 GMO 가능성을 발견하며 스스로 놀라워했다.

이번 과정은 낯선 과학 개념을 일상과 연결해 '식품을 고르는 힘'이라는 소비자 역량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전두리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NON-GMO 수업의 일환인 고추장 만들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정예준 기자

◇ 국산 재료로 고추장 만들기…"직접 해보니 더 잘 알겠어요"

탐구 활동에서 배움을 쌓은 학생들은 이어 NON-GMO 국산 재료로 고추장을 직접 만드는 체험에 나섰다. 국산 조청·고춧가루·메줏가루 등을 섞는 동안 교실에는 은은한 장의 향이 퍼졌고, 학생들은 "이건 다 우리나라 재료예요"라며 연신 질문을 쏟았다.

조리 과정에서는 곳곳에서 "조청이 끈끈해서 재료를 붙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생각보다 고추장이 쉽게 만들어져서 신기해요"라는 아이들의 감탄이 이어졌다.

고추장을 완성한 뒤 학생들은 스스로 만든 결과물을 작은 용기에 담고 스티커에 이름과 날짜를 적어 붙였다. 단순한 요리 체험을 넘어, NON-GMO 식재료가 왜 중요한지 몸으로 익히는 시간이었다.

한 영양교사는 "아이들이 직접 만들고 선택하며 책임질 수 있는 주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전두리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NON-GMO 수업의 일환인 고추장 만들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정예준 기자

◇ "식생활 교육은 급식에서 끝나지 않는다"… 두리초의 확장된 교육 실험

두리초의 NON-GMO 사업은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학교는 올해부터 내년 2월까지 △NON-GMO 식재료 기반 급식 5~6회 △학부모 대상 NON-GMO 안내 가정통신문 배포 △4학년 대상 NON-GMO 영양교육 6회 △학부모·교직원 대상 ‘GMO 식품 바로 알기’ 교육 2회 △식생활교육 자료의 연중 게시 등 체계적으로 계획을 운영 중이다.

이는 ‘건강한 입맛 형성’, ‘바른 식생활 습관’, ‘우리 전통 식문화 이해’, ‘식품 선택 능력 배양’을 목표로 하는 학교의 장기 교육 방향과 연결된다. 결국 두리초의 식생활 교육은 ‘배움으로서의 학교급식’이라는 정체성을 강화하는 실험이기도 하다.

서광남 교장은 "NON-GMO 사업학교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올바른 이해와 건강한 식생활 교육이 이뤄졌고 학교급식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졌다"고 말했다.

◇ ‘건강한 한 끼’에서 시작된 변화… 학생 스스로 선택하는 힘 키운다

대전두리초등학교의 NON-GMO 식생활 교육은 단순히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이 직접 비교하고, 관찰하고, 만들고, 선택해보며 식품 선택의 주체로 성장하는 교육적 과정을 펼쳐내고 있다.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표시를 확인해야 하는지', '왜 올바른 선택이 중요한지' 이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경험은 학생들의 평생 식습관 형성에도 큰 밑거름이 된다.

두리초가 만들어가는 건강한 식탁 위의 배움은, 아이들의 오늘을 채우고 내일의 소비 문화를 바꾸는 작은 변화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급식' 기사는 대전시교육청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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