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한미협상 넘은 李, 중동·아프리카서 먹거리 찾기 올인


UAE·이집트·남아공·튀르키예 순방
UAE와 AI·방산·원전 협력 확대…한-이집트 CEPA 준비 본격화
G20서 다자무역 복원 모색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대통령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경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통상·안보 협상이라는 큰 산을 넘고, 양자 및 다자외교를 위해 중동·아프리카로 향했다.

최대 현안을 해결한 데 이어 인공지능, 원자력, 방산 등 주요 분야 협력의 지평을 중동·아프리카로 확대하며 새 먹거리 확보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 등 4개국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UAE와 튀르키예는 국빈 방문, 이집트는 공식 방문으로 양자 외교를 진행하고, 남아공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다자외교 무대에 오른다.

이 대통령은 그간 순방을 통해 한미 협상과 함께 대한민국의 외교무대 복귀를 알리고 글로벌 리더십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이번에는 잠재력 높은 시장인 중동과 아프리카를 집중 공략하며 전략·첨단 산업 분야에서 협업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취임 뒤 첫 중동 지역 방문국인 UAE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항구적이고 불가역적인 수준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이같은 내용과 함께 인공지능(AI)·반도체, 원자력, 국방·방산 등 분야별 협력 방안을 담은 '한국과 UAE, 백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AI 분야에서는 에너지믹스 기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 및 운영, 로벌 AI 스마트 항만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기로 했고, 원자력 분야에서는 바라카 원전 모델을 확장해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방산 물자 수출을 넘어 공동개발, 기술협력,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집트와는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공동연구를 마무리한 데 이어 CEPA 체결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광범위한 경제 협력을 뒷받침할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방산 분야에서는 FA-50 고등훈련기, 대전차무기 등 수출을 협의했고, 교육 및 문화 부문도 협력 MOU를 맺었다.

남아공에서는 G20 정상회의를 통해 다자무역체제 복원을 위한 여건 조성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독일과의 양자회담, 멕시코·인도네시아·튀르키예·호주 등 믹타(MIKTA) 국가들과 정상회동도 예정돼 있다.

한미 협상이라는 큰 고비를 넘으며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통상·안보 분야의 안정을 도모한 데 이어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한 경협 행보를 본격화하는 셈이다. 한미 협상에서 국익을 지키는 실용외교를 펼쳤다면 이제는 새로운 이익을 얻기 위해 외교 무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순방 일정을 절반 가량 소화한 뒤 현지 브리핑에서 "방산 역량 확충을 위해 UAE, 이집트와 협력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세계 6위 산유국이면서도 탈석유 경제 다변화를 적극 추진 중인 UAE와, 수에즈 운하를 보유한 국제 물류의 허브인 이집트와 호혜적인 경협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성과를 평가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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