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좌초, 항해사 휴대전화 '딴짓' 드러나…자동항법 유지한 채 변침 놓쳐


해경, 항해사·외국인 조타수 2명 긴급체포 업무상 과실 여부 조사 중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에서 승객 260여 명을 태운 여객선이 좌초했다. /목포해양경찰서

[더팩트ㅣ신안=고병채 기자]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좌초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사고와 관련해 선박을 운항하던 항해사가 자동항법장치를 켜둔 채 휴대전화로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던 중 변침 시점을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후 제주에서 목포로 향하던 퀸제누비아2호는 족도 남방 협수로 구간에서 수동 조타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지만 자동항법 상태로 항해를 계속했다. 사고 당시 당직자는 일등 항해사 1명, 외국인 조타수 1명 등 총 2명이었으며, 실제 조타는 항해사 1명이 맡고 있었다.

해경 조사에서 항해사는 최초 "타기(조타 장치)가 고장 났다"고 진술했으나, 20일 오전 조사에서는 "자동 조타 상태에서 휴대전화로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고 있었다"고 진술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항해사가 자동항법을 해제하고 수동 조종으로 전환해야 하는 변침 시점을 놓치면서 조류 영향을 받은 선체가 예정 항로를 벗어나 암초 방향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해역 특성상 자동항법 운항이 적절하지 않은 협수로 구간"이라며 "변침 시점 지연이 좌초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항해사 1명과 외국인 조타수 1명 등 총 2명을 긴급체포하고 업무상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외국인 조타수에 대한 공식 조사는 통역이 도착 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경은 항해기록저장장치(VDR), 레이더 항적 분석 등 기초 자료 확보를 병행하고 있다. 또한 운항관리 체계와 당직 배치의 적정성 여부도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목포 해경은 사고 직후 긴급 구조세력을 즉시 투입해 승객 267명을 전원 구조했다. 부상자는 30명으로 집계는데 대부분 경미한 타박상으로 생명에 지장이 있는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kde32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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