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의 '장애 비하' 발언 논란과 관련해 "당내 사소한 일에 언론이 지나치게 과다하게 반응하고 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대변인 논란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기자들을 향해 "왜 국민의힘이 노력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일 중에 굳이 내부에서 서로 간에 일어난, '자그마한' 일을 가지고 이렇게 오랫동안 집착해 기사화하려고 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박 대변인 본인이 사과의 뜻을 밝혔고, 당대표가 엄중 문책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며 "당 대표가 이미 엄중하게 질책한 사안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추가로 원내대표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송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무원 사찰 의혹 관련 ‘불법행위 신고센터’ 개설이나 이재명 대통령 중동·아프리카 등 해외 순방, 한미 관세 협상 및 2026년 예산 심사 등에 대해서는 당 입장을 길게 설명했지만, 정작 당내에서 불거진 장애 비하 논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송 원내대표는 '어떤 부분이 언론에서 지나치게 반응한 것이냐'며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에 대해 "부연 설명 자체가 마치 우리 당의 내분이 심각한 것처럼 비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박 대변인은 지난 12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을 향한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하는 게 문제라고 본다"며 "(김 의원은) 왜 국민의힘에서 공천받으려고 하느냐. 막말로, 김예지 같은 사람이 눈 불편한 것 말고는 기득권"이라고 발언해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 의원은 전날(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박 대변인을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히며 "공적 공간에서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될 차별과 혐오의 언어가 공적으로 소비된 사안이다. 정치가 지켜야 할 기본적 인권 감수성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현역 의원이 같은 당 대변인을 형사 고소하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벌어진 가운데, 송 원내대표가 이를 ‘자그마한 일’이라며 사실상 논란을 축소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 추가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