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모래·수중·빙판을 한 곳에서"…BYD 정저우 전지형 서킷


전기차 전용 전지형 서킷 개장
극한 환경 체험 프로그램

지난 13일 정저우 BYD 전지형 서킷 수상 주행 구역에서 U8이 수조를 통과하고 있다. /정저우=황지향 기자

[더팩트ㅣ정저우=황지향 기자] BYD가 전기차 전용 복합 주행 시설을 갖춘 전지형 서킷을 열었다. 지난 13일 찾은 중국 허난성 정저우 BYD 전지형 서킷에서는 모래 언덕, 수중, 빙판 등 극한 환경을 재현한 시연과 함께 서킷·오프로드·다기능 구역에서 직접 주행을 체험하며 전기차 제어 성능을 확인했다.

가장 먼저 살펴본 곳은 모래 언덕 코스였다. 중국 내몽골 알샤 사막의 모래 입자를 모방한 6200톤의 모래로 조성된 이 구간은 전체 길이 90미터, 높이 29.6미터, 최대 경사 28도의 조건을 갖췄다. 출발선에는 BYD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U8이 섰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자 모래 위를 단단히 파고들며 차가 매끄럽게 오르기 시작했다. 사륜 독립구동 기반의 e4 플랫폼이 네 바퀴에 실시간으로 토크를 분배해 추진력을 유지했다. 경사 중간에서는 잠시 흔들림이 있었지만 중심을 잃지 않았고, 차량은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정상까지 올라섰다.

이날 체험에 동승한 한 참가자는 "올라가다 중간에 속도가 줄어드는데도 모래를 잘 잡아냈다"며 "차량 무게에 비해 서스펜션 제어가 정교했다"고 말했다.

모래 언덕 코스에서 U8이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등판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모래 언덕에 이어 수상 주행 구역 시연이 진행됐다. 수심 1.6m, 길이 70m의 수조에 U8이 직접 들어갔지만 차량은 수면 위로 뜨지 않은 채 일정 깊이만 잠긴 상태로 전진·회전을 반복했다. 기본 도강 가능 깊이는 1000mm지만, BYD는 침수 위기 상황에서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한 '비상 플로팅 기능'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바닥을 박차고 떠오르는 방식이 아니라 물속에서 추진력과 조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이를 위해 10년 넘게 2500회 이상의 침수 실험을 진행했으며, 62개 혁신 설계와 IP67·IP68 등급 방수 구조를 적용했다.

극한 환경 시연 뒤에는 서킷 주행이 이어졌다. 투입된 차량은 전기 스포츠카 양왕 U9이었다. 1.8㎞ 트랙에 진입하자 전기모터가 즉각 반응했고, 9개의 커브에서 조향 응답과 차체 제어가 빠르게 이어졌다. 주행 중 시트는 차체 기울기에 맞춰 자동으로 몸을 지지했다. 오른쪽으로 기울면 왼쪽 볼스터가 허리를 받쳐주는 방식으로 연속 코너에서도 상체 쏠림이 크지 않았다. 다만 저속 구간에서는 회생제동이 강하게 걸리며 울컥거리는 느낌이 있었다. 타이어는 지티타이어 제품이 장착됐다.

다기능 구역에서는 씰 6로 짐카나 코스를 체험했다. 좁은 공간에서 연속 조향이 이어졌지만 차체는 크게 기울지 않았고, 조향 응답도 일정하게 유지됐다. 차체 안정성 제어도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만 개입해 자연스러운 주행 흐름을 유지했다.

정저우 전지형 서킷 주행 준비 구역에 전기 스포츠카 양왕 U9(앞쪽)이 정차해 있다. /BYD코리아

인근 자율주차 구역에서는 BYD 덴자 Z9 GT 차량이 운전자 없이 스스로 이동해 주차를 마쳤고, 다른 차량은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평행주차 기능을 시연했다. 차량은 앞부분을 먼저 넣은 뒤 뒷바퀴를 옆으로 이동시키며 좁은 공간 안으로 진입했다. 일반적인 진입 각도로는 어려운 장소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였다.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는 주차 과정의 앞뒤 간격과 조향각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주행 테스트는 빙판길 재현 구간으로 이어졌다. '킥 플레이트'로 불리는 이 구간은 후륜을 인위적으로 미끄러뜨려 통제 불능 상황을 만들도록 설계돼 있다. 약 40㎞로 70m 저마찰 구간에 진입하면 바닥의 흡착판이 차체를 흔들어 조향을 잃게 한다. 이후 ESC(차체자세제어장치)를 껐다가 켜보면 반응 차이가 뚜렷했다. 제어를 끄면 미끄러짐이 길게 이어졌고, 켜면 즉시 방향을 회복했다.

BYD 플래그십 SUV U8이 정저우 전지형 서킷의 오프로드 코스에서 경사로를 내려오고 있다. 사륜 독립구동(e4) 기반의 제어 기술을 활용해 노면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BYD코리아

마지막으로 오프로드 구역 체험이 진행됐다. 경사로, 요철, 비대칭 노면 등 27개 시나리오가 구성돼 있었다. 시연에 투입된 팡청바오 바오8은 옆으로 기울어진 경사면에서도 바퀴가 노면을 단단히 잡아냈고 차체가 한쪽으로 쏠린 상태에서도 구동력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통과했다.

정저우 서킷은 일반인도 사전 예약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BYD는 정저우 서킷을 시작으로 허페이와 사오싱 지역에도 유사 시설을 개장할 예정이다. 사오싱 서킷의 오프로드 구역은 고도 500m에 면적이 약 809만m2 달한다.

인동동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브랜드PR 총괄은 "소비자가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히는 것이 전략"이라며 "정저우 서킷은 단순한 시험장이 아니라 전기차 기술과 안전성을 실제 주행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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