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인자 교체로 '쇄신' 인사 예고…'젊은 피' 약진 주목


이르면 이달 중순 사장단·임원 인사 단행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순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 정기 인사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삼성 2인자'로 불린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추후 이뤄질 사장단·임원 인사도 '쇄신'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커졌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차원에서 '젊은 피'를 대거 등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11월 말 인사를 발표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빠른 이달 중순이 거론되고 있다. 통상 삼성전자는 12월 초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실시해 왔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위기 선제 대응 등을 이유로 인사 시기를 조금씩 앞당기고 있다.

관심사는 인사 규모다. 당초 주력 사업인 반도체·모바일 영역에서 올해 성과가 뚜렷한 만큼,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전자 계열사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사업지원TF에서 사장단·임원 인사를 별도로 발표한 이후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현호 부회장이 용퇴하고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이 개편된 사업지원실의 새로운 수장으로 위촉되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뒤이을 사장단·임원 인사의 키워드 역시 '쇄신'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여년 동안 이어진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파격 인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더 큰 도약을 위해 새 판을 짤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새 판 짜기가 본격화된다면 신사업 위주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을 고려, 불확실성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은 피'를 대거 전진 배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현재 이재용 회장은 바이오, 전장 등 신사업 위주의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조만간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만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앞서 삼성 2인자로 불린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추후 단행될 삼성전자 인사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시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개인 거취가 주목되는 인물은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이다. 직무대행을 떼고 대표이사직, 혹은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맡을지 관심이 쏠린다. 승진이 현실화된다면 비교적 젊은 나이(1968년생)에 부회장단에 합류하는 것이다. 노태문 사장이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과 품질혁신위원장까지 맡고 있다는 점에서 노 사장에 대한 인사는 연쇄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성과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노태문 사장은 상반기 '갤럭시S25' 시리즈부터 하반기 '갤럭시Z폴드7'까지 연이어 제품 흥행을 이끌어냈고, '갤럭시S25엣지'와 '트라이폴드폰'을 잇달아 공개하며 모바일 기술 리더십을 한층 공고히 했다. DX 차원에서는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업무를 이어받아 AI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노태문 사장이 정식 DX부문장이 된다면 비워진 MX사업부장 자리는 더 젊은 인물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인물로는 '갤럭시 AI'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인사에서 사장 승진한 1970년생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운영팀장이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DS) 부문에서는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겸하고 있는 메모리사업부장 자리에 새 인물이 앉혀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 공급을 둘러싼 치열한 전쟁을 앞두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기존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과 젊은 리더를 통해 승부수를 던질 것이란 예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번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거쳐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콘트롤타워가 재건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앞서 사업지원TF가 상설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재편되면서 사실상 그룹 콘트롤타워가 부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지원TF가 사업지원실이 된 것은 콘트롤타워 재건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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