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클립] “팀장님 자녀 수능 선물 같이 하자더니"...혼자 생색낸 공무원(영상)


1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논란
돈 모아 산 수능 응원 선물 개인 선물로 둔갑

직장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수능 응원 초콜릿 관련 글이 화제다. 한 공무원이 팀장 자녀의 수능을 맞아 팀원들의 돈을 걷어 초콜릿을 선물한 뒤 개인이 선물한 것처럼 행동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오승혁 기자] "누구씨는 우리 애 수능 초콜릿 줬는데 다른 사람들은 뭐 없나?"

10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직장에서 개짜치는 사건이 터졌다"는 제목을 달고 올라온 글이 수많은 직장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무원인 작성자는 "팀 내 한 중간직원이 ‘팀장님 자녀분이 수능 본다’며 돈을 모아 선물을 드리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글쓴이에 따르면 해당 직원의 제안으로 팀원들은 1인당 8000원씩을 모았고, 초콜릿 선물세트를 공동 구매해 전달하기로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작성자는 "당연히 우리 이름으로 함께 전달된 줄 알았는데, 팀장님이 ‘○○(해당 직원)이 초콜릿 줬다. 너희는 아무것도 안 주냐"며 약간 비꼬듯 말했다며 "알고 보니 그 직원이 자기 이름으로만 드렸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같이 돈을 낸 사람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며 "공동 선물을 본인 개인 선물로 둔갑시킨 거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 게시글에는 여러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이래서 공무원들 이직률이 높은 것이다. 직장 상사 자녀 수능 응원 초콜릿까지 돈 걷어서 사줘야 하는지 의문이다"와 "돈 걷어서 팀장한테 전달한 그 사람 본인은 8000원 조차 안 냈을 수도 있다"며 공직 사회 문화와 공동으로 산 선물을 홀로 산 것처럼 생색낸 이를 비판하는 댓글을 남겼다.

공직 사회의 과도한 직장 내 위계질서와 후배가 선배의 식사 등을 챙기는 문화는 예전부터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모시는 날'이라는 이름 아래 팀별로 순번이나 요일을 정해 소속 부서의 과장, 국장 등 상관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지자체 등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조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례와는 반대로 금호건설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임직원·협력사 자녀 110명에게 '합격기원 초콜릿 세트'와 대표이사 편지를 보내 훈훈한 화제를 낳고 있다. 금호건설은 2017년부터 매년 수능 시즌마다 임직원 자녀들에게 격려 선물을 전달해 왔다. 올해까지 2000여 명의 자녀가 응원 선물을 받았으며, 해당 행사는 금호건설의 대표적인 가족사랑 캠페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shoh@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