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한미 양국이 관세협상 합의 내용을 담은 조인트팩트시트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관한 MOU를 두고 막판 조율에 들어가 조만간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합의 발표 이후 한국 정부와 미국 측 주장이 엇갈렸던 농축산물 시장 개방, 반도체 관세, 핵추진 잠수함 등에 대한 의문이 깨끗하게 해소될지 주목된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관세협상 조인트팩트시트 진행상황에 대해 "아직 발표 시점을 전달받은 건 없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말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협상 세부내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품목별 관세 등 관세협상 내용과 안보 분야 합의를 담은 조인트팩트시트와 양 측이 합의한 3500억달러 투자 방식 등을 명문화한 MOU 체결을 위해 막바지 조율을 진행 중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조인트팩트시트와 MOU는) 자체적인 전망으로는 이번 주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양국 간 이견이 크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조인트팩트시트 작업과 MOU 체결은 말그대로 협상 내용에 도장을 찍는다는 의미로, 이후에는 양국의 합의 내용에 대한 이행이 시작된다. 결국 이런 최종 문서에 그간 정부가 밝힌 주요 쟁점에 관한 내용들이 그대로 담길지에 주목이 쏠린다. 합의 발표 이후 일부 내용을 두고 미국 측과 우리 정부의 설명이 다른 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발단은 정상회담 뒤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의 SNS 게시물이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은 자기 시장을 100% 완전히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며 "이번 합의에 반도체 관세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도체 관세 인하 여부와 함께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시장'이 농축산물 분야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반도체 관세에 대해 "한미 양국은 반도체 관세를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며 "발표 내용은 양측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반박 입장을 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해서도 "한국은 이미 모든 미국산 상품에 개방돼 있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추가로 변경되는 사항은 없다"고 미국 측 주장을 일축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핵추진 잠수함에 관한 내용이 안보 조인트팩트시트에 담길 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다음날 트루스소셜에 "한미 군사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이를 근거로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구식이며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추진 잠수함 대신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게시물에서 "한국이 바로 이곳,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 건조하려는 한국 정부의 의도와 다른 설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