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서울 삼성동=오승혁 기자]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 같이 앉았던 자리 예약 됩니까?"
"히야, 좋은 기 좀 받아갈게요!"
3일 낮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깐부치킨 삼성점'을 다시 찾았다. 지난달 30일 저녁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인 젠슨 황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인근 직장인들의 치맥 명소인 이곳에서 러브샷을 하며 'AI깐부 도원결의'를 맺은 뒤 나흘이 흘렀지만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깐부치킨 회동은 젠슨 황의 딸인 매디슨 황(34)이 기획했다고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시즌1에서 "우린 깐부잖아!"라는 대사가 널리 알려지면서 '둘도 없는 친구'를 뜻하는 깐부라는 표현이 글로벌하게 퍼졌다.
매디슨 황은 미국의 명문 요리학교인 CIA를 졸업하고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에서 제과, 양조, 와인 등을 공부했다.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셰프로 일한 뒤 루이비통에서 근무하며 2020년 엔비디아에 합류하기 전까지 미식, 패션 등의 영역에서 감각을 쌓았다.
특유의 센스로 젠슨 황을 보좌하는 딸이 AI 깐부 동맹 결성이란 콘셉트로 식당을 정하고 자리를 마련했다. 이재용, 정의선 회장에게 선물한 위스키도 그녀가 골랐다.
며칠의 시간이 흘렀지만, 해당 점포 인근을 지나는 이들은 하나 같이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 등 AI 깐부 회동을 한 글로벌 기업 총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신나는 표정으로 가게 앞을 지나갔다.
치킨집의 극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주말에도 본점인 경기도 용인 성복점과 서울의 몇몇 지점은 1~2일에 임시 휴업을 할 정도로 깐부치킨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이 다녀간 깐부치킨 삼성점은 휴업 없이 영업을 지속했다. 지난 주말 이곳을 찾은 이들은 "웨이팅이 엄청났지만 다들 친절했다", "맛있는 치킨 먹으며 회장님들 좋은 기운 받아갑니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취재진은 오후 3시 오픈 준비를 하고 있는 점주에게 "기업 총수들이 앉았던 자리를 따로 예약할 수 있는지" 물었다. 점주는 "자리 예약을 별도로 받고 있지는 않고, 오픈 이후에 오는 손님들이 알아서 앉는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오픈 전이긴 한데 한 번 앉아보시겠냐"고 권했다. 취재진 뒤에서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시민도 함께 들어와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 CEO가 앉았던 자리에 차례로 앉아봤다.
그는 "좋은 기 좀 받아갈게요"라고 시원하게 웃었다. 사장은 "실제로 좋은 기운을 받아 가겠다고 AI 회동을 가졌던 회장님들이 앉으셨던 자리에 앉아 보거나 앉으려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지나가는 행인들 중에도 매장 안을 살피며, 기업 총수들이 앉았던 자리를 유심히 보기 위해 잠시 멈춰섰다가 다시 가는 이들이 더러 보였다. 가게 한 편에는 AI 회동 이후 엔비디아 직원들과 깐부치킨 삼성점을 다시 방문한 젠슨 황이 서명한 맥주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 회장 총 3명의 서명이 모두 담긴 포스터는 어디 갔는지 무척 궁금해졌다.
이어진 해당 질문에 점주는 "너무 많은 분들이 만져 보셔서 가게 대청소를 하고 별도의 액자로 걸 수 있게 꾸미고 있다"며 "곧 가게 한 편에 걸고 그 포스터에 어울리는 공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가게 벽에는 지난 30일 치맥을 즐기며 유쾌하게 소통한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 회장이 함께 한 사진 몇 장이 사이 좋게 걸려 있었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연일 100여석 가까이 되는 자리를 가득 채울 정도로 깐부치킨 삼성점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깐부치킨 삼성점 사장은 "매일 예약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오고, 오픈부터 마감까지 가게에 공석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깐부치킨 삼성점은 현재 예약을 받고 있지 않다. 전국 160여개인 깐부치킨 매장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전국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것이다'라는 예측도 더러 나온다.
하지만 깐부치킨 본사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깐부치킨을 알게 되고 주문이 몰렸을 때 기본에 더 충실하겠다"며 AI 깐부 회동 이후 지점들의 매출 변화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단 깐부치킨 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는 젠슨 황과 이재용, 정의선 회장 회동 이후 더 활활 타올랐다.
'AI깐부동맹'의 영향을 받은 국내 코스피는 3일 사상 최초로 4,2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 거래일보다 114.37포인트(2.78%) 오른 4,221.87로 거래를 마쳤으며, 종가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이끌며 SK하이닉스는 62만원(10.91%), 삼성전자는 11만 1,100원(3.35%)으로 각각 거래를 마치며 신고점을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