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2회 연속 출석해 증인으로 나선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3일 오전부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의 27차 공판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기일 불출석 4개월 만에 출석한 데 이어 2회 연속 정장 차림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기일에 이어 이날도 반대신문을 위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국회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등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계엄해제안 표결을 방해하기 위해 국회 출동 군 관계자들에게 본회의장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한 인물이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 도중 곽 전 사령관이 출연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폭로를 했던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튜브 인터뷰 영상을 재생했다. 인터뷰에서 곽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본회의장에 들어갔던 인원의 일부와 밖에 있던 인원 일부. 제가 조치하면서 전임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라고 지시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이 "국회의원? 본회의장 의원들을 끌어내라?"라고 되묻자 곽 전 사령관은 "네"라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은 곽 전 사령관이 처음엔 '인원'이라고 했다가, 김 의원 질문에 '의원'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이 위법하지 않다며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은 민주당과 결탁해 한 발언이라는 주장이다. 탄핵심판 당시와 같은 취지의 의견이다.
그러나 곽 전 사령관은 인터뷰 당시 인원과 의원을 혼동해 사용했을 뿐,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에게서 본회의장에 있는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받은 지시는 명확히 기억한다고 반박했다.
곽 전 사령관은 "저 부분은 여론의 공격을 많이 받았는데 제 기억은 명확하다"라며 "0시 30분에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0시 34분에 유리창을 깨고 (국회로)들어갔다. 안에 인원을 빼내라는 말은 기억할 수밖에 없다. YTN 방송에도 계속 나왔다"라고 답변했다.
변호인 측이 재차 "김병주, 박선원 (의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것 맞지 않나"라고 캐묻자 특검 측은 재판장에게 "증인이 자기 기억에 의존해 말하는데 변호인은 말할 때마다 끊고 있다"라며 제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중간중간 직접 발언에 나서는 등 자신의 방어권을 적극 행사했다. 또 핵심 증언자인 곽 전 사령관을 비난하는 모습도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의원의 유튜브 영상이 재생되자 "소리를 좀 키워주면 안되나"라고 직접 요청했다.
그는 오전 재판 종료 직전에도 지귀연 재판장이 변호인 측에 "사람마다 언어습관이 다른 걸 이해해 줘야지 '예스, 노 못 하냐'고 (재촉)하면 오히려 증인이 방어적으로 (답변) 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윤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때도 소추인 측에서 질문하면 하도 답변이 길고 엉뚱한 얘기를 많이 해 제한시간 안에 물어보진 못했다"고 발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어 "답변을 원래 저런식으로 하기 때문에 변호인들이 탄핵 심판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라며 "(변호인들이) 예, 아니요를 강요하는 건 아닌데 (곽 전 사령관은) 탄핵심판 때도 (심문시간이) 제한돼 있어 질문을 하질 못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후에도 곽 전 사령관에 대한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