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테슬라, 수입차 시장 70% 장악…'3강 쏠림' 고착화


독일차·테슬라 3강 구도 공고…중위권 점유율 제자리
전문가 "경쟁 위축 시 소비자 선택권·산업 다양성 우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입차 누적 판매량은 22만5348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BMW(미니 포함)는 6만3443대(점유율 28.2%)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BMW·뉴시스·메르세데스-벤츠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이 사실상 BMW·메르세데스-벤츠·테슬라 3개 브랜드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세 브랜드가 전체 판매의 약 70%를 차지하며 브랜드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전통 강자인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미국 전기차 대표주자가 시장을 양분하면서 중위권 브랜드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 약화와 소비자 선택권 축소 등 부작용을 우려했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입차 누적 판매량은 22만5348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BMW(미니 포함)는 6만3443대(점유율 28.2%)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3시리즈, 5시리즈, i4, i5 iX3 등 주력 모델이 판매를 견인했다. 신형 5시리즈 출시 효과와 전기차 라인업 확충, 리스 프로그램 강화 및 지방 전시장 확대 등 체험 중심 마케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4만8283대(21.4%)로 2위를 유지했다. 내연기관 중심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및 전기 모델을 확대 중이지만, 전동화 속도는 BMW보다 완만하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모델Y·모델3를 중심으로 4만3612대(19.35%)를 판매해 3위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정부 보조금 축소와 서비스 불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판매세를 이어갔다.

BMW·벤츠·테슬라의 합산 점유율은 69%로 사실상 10대 중 7대가 이들 세 브랜드에서 팔린 셈이다. 중위권 브랜드들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며 점유율 정체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볼보는 같은 기간 1만494대(4.66%)를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전년(1만1123대) 대비 5.6% 감소했으며, 점유율 역시 소폭 하락했다. 아우디는 8858대(3.93%)로 전년 대비 35.7% 증가했지만 여전히 격차가 크고, 렉서스는 1만1629대(5.16%)로 전년(1만196대) 대비 판매가 소폭 증가했으나 점유율은 0.08%포인트 줄었다.

볼보는 같은 기간 1만494대를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전년(1만1123대) 대비 5.6% 감소했으며, 점유율 역시 소폭 하락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국산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절대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어 수입차 시장에서도 3강 체제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소수 기업에 대한 시장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가격 인하 경쟁이 약화되고, 서비스 품질 개선 속도와 소비자 선택 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BMW·벤츠는 내연기관의 마지막 수요층을 흡수하며 전통 강자의 입지를 굳혔고, 테슬라는 혁신 이미지를 유지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라며 "결국 내연기관은 독일차, 전기차는 테슬라가 주도하는 3강 구도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집중도가 높아지면 브랜드 간 가격 인하 경쟁이 사라지고 서비스망 확충도 정체될 수 있다"며 "소비자는 모델 다양성 축소와 부품 수급 지연 등 피해를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구조가 장기화되면 기업들은 경쟁 대신 효율을 우선시하게 되고, 결국 선택권 축소로 소비자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쟁이 제한되면 기업들이 품질 개선이나 가격 인하 노력을 줄이게 된다"라며 "차가 단순 이동수단이 아니라 '자기 상징'으로 소비되는 현상이 강해지면서 특정 브랜드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BMW와 벤츠는 이미 사회적 지위나 이미지와 결합된 상징성을 확보했고, 테슬라는 젊은 세대 중심의 미래지향적 감성을 대표한다"라며 "이 같은 인식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보다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hyang@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