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이레, 스무 살을 함께한 의미 있는 시작점 '신사장 프로젝트'


잘 큰 배우의 대표적인 예, 어느덧 스무 살 
이시온 役 맡아 한석규와 호흡…배현성과 로맨스 케미까지 

배우 이레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28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만점 아르바이트생이자 배달 요원 이시온 역을 맡은 그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눈컴퍼니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이레가 '신사장 프로젝트'와 함께 성인 연기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마침 또 이레 본인도 스무 살이 된 시점에서 말이다. '육룡이 나르샤' 때부터 쌓아온 아역 이레의 이미지가 여전히 강렬하지만 신기하게도 성인 배우로서의 이미지 또한 어색함이 없다. 이레가 쌓아온 경험의 힘이 단단히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레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극본 반기리, 연출 신경수)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만점 아르바이트생이자 배달 요원 이시온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8일 12부를 끝으로 종영한 '신사장 프로젝트'는 소통 불능의 시대 협상의 '신' 신사장(한석규 분)이 치킨의 '신'이 돼 돌아와 위기에 처한 시민을 구하는 이야기를 담은 분쟁 해결 사이다 협상극이다.

종영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이레는 "성인 캐릭터로 처음 인사드리는 거라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도 됐다. 그런데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나라는 배우를 맞아주고 반겨주셔서 감사했다. 드라마가 시작했을 때 마냥 얼떨떨했는데 벌써 끝난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레는 이번 작품에 대본을 받고 오디션을 진행한 뒤 합류했다. 캐릭터 소개를 들을 때까지만 해도 '내가 이 작품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던 그는 자신의 가능성을 보고 맡겨준 신경수 감독에게 믿음으로 답을 하기 위해 촬영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시온이는 제가 데뷔 후 처음 맡는 성인 캐릭터였어요. 제가 아직까지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인사를 드리지 못했던 데다 대선배님인 한석규와 트리오를 이뤄야 하는 만큼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역할도 해야 했죠. 그런 캐릭터를 제게 맡긴다고 하길래 '절 이렇게까지 믿고 계신가' 싶었어요.(웃음)"

무게감과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만큼 캐릭터 구축에 공을 들인 이레다. 그는 "'신사장 프로젝트'는 세 사람이 한 팀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때문에 초반에는 '그렇다면 그 안에서 내 포지션은 무엇일까'를 집중적으로 고민했다. 시온이라는 인물이 팀 안에서 어떤 균형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레가 성인 배우로서 첫 작품을 맡은 만큼 다양한 준비에 힘을 쓰며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tvN

이레의 말처럼 그가 극에서 맺는 각 캐릭터와의 관계성은 '신사장 프로젝트'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이레는 먼저 신사장과 시온의 관계를 "서로를 가족처럼 대하지만 선을 지키는 관계"라고 표현했다. 그는 "신사장님과는 아빠와 딸 같은 느낌이다. 서로의 사적인 영역은 넘어서지 않지만, 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는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관계"라며 "그만큼 서로에게 쌓인 시간이 있고 신뢰가 바탕이 돼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조필립(배현성 분)과는 조금 다른 결을 그렸다. 이레는 "시온이는 초반엔 마음을 잘 열지 않는 캐릭터다. 그러다 보니 필립을 처음 만났을 때도 경계가 가득했지만, 필립이 시온의 사적인 일에 관여하면서 조금씩 문을 열기 시작한다"며 "인간적인 호감에서 이성적인 감정으로 변해가는 그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온과 필립은 중간부터 미묘한 로맨스 관계를 형성한다. 이레로서는 경험이 많지 않은 로맨스 장르인 만큼 어떻게 소화하려고 했을지 궁금했다. 그는 "로맨스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라며 "시온이가 처음엔 사람 대 사람으로 필립을 대하다가 어느 순간 감정이 생기듯 나 또한 대본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몰입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번 기회를 통해 로맨스 장르에 대한 욕심도 생겼단다. 이레는 "로맨스는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장르지 않나. 언젠가 대중이 원한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배우 이레가 신사장 프로젝트에서 배현성과 미묘한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만큼 향후 로맨스 작품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tvN

두 사람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레는 먼저 한석규와의 호흡은 가장 큰 배움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사실 처음엔 '왜 하필 지금일까' 싶었다.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 더 성장해서 선배님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며 "그런데 현장에서 선배님을 만나면서 안정감을 많이 느꼈다. 그분의 눈을 보고 있으면 정말 모든 진정성이 담겨 진짜 같았다. 특히 모든 스태프를 아우르는 에너지와 따뜻함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배현성에 관해서는 "오빠가 먼저 다가와서 편하게 만들어줬다. 연기할 때 상대방이 주는 에너지가 명확했다. 날 응원하고 도와주는 마음이 느껴져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신사장 프로젝트'는 8%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적을 냈다. 이레는 "처음엔 시청률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1화가 방송됐을 때는 진짜 대박 난 줄 알았었다"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물론 지금도 너무 감사하다. 끝까지 함께해주는 시청자분들 덕분에 이 드라마가 더 의미 있는 작품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신사장 프로젝트'와 이시온 역을 통해 또 한 번의 성장도 이뤄낸 이레다. 그는 "시온이는 어린 나이부터 일하면서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는 인물이지 않나. 그런 시온이를 연기하면서 나 또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며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현장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할 수 있었다는 건 내게 큰 배움이었다"고 말했다.

배우 이레가 아역배우가 아닌 어엿한 성인 배우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지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눈컴퍼니

어렸을 때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레는 연기에 조금 더 매진하기 위해 학창시절 대신 검정고시를 택했고 현재 대학에 진학한 상태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는 점에서 추억할 만한 학창시절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진 않을까.

이레는 "다른 사람은 학창시절이라고 하는 시기를 이 일을 하면서도 그렇고 사람을 만나면서 꽉 차게 보냈다. 빈 공간을 느끼지 못할 만큼 보내서 아쉬움은 크게 없다"면서도 "다만 대학교에서 공연을 준비하는데 주제가 과거의 시간일 때가 있었다. 그때 난 중, 고등학교 때 교복입고 친구들과 서툴게 찍은 사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느껴 아쉬움이 남긴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학창시절 대신 그 시간에 배운 것들이 많고 얻은 사람도 많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그 시간을 주고서라도 지금 갖고 싶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죠. 오히려 럭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신사장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성인 연기자로 첫발을 뗀 이레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이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어떤 일을 해 나갈지 궁금한 배우가 되는 것이 배우로서 가장 큰 목표"라며 "지금까지처럼 앞으로의 성장 과정도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성인 배우로서의 각오를 무겁게만 생각하진 않아요. 시청자나 관객이 어떻게 봐주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흐름을 타고 싶어요. 교복을 입는 모습이 보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 입을 준비가 돼 있고, 색다른 모습을 원하신다면 기분 좋게 도전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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