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뒤 첫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출장에서 이 대통령은 아세안과 관계 발전을 위한 'CSP'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캄보디아·말레이시아와 정상회담을 통해 현안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오후 공군 1호기로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1박 2일의 아세안 정상회의 출장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후 현지에 도착해 첫 공식일정으로 영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한민국 국민들 한 명 한 명이 다 정말 위대한 역량을 가진 대단한 존재"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권한을 행사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제도적 개선을 확실하게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27일은 정상외교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회담에서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스캠 범죄 때문에 우리 국민들 전체가 매우 예민한 상태"라며 "캄보디아 당국이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서 각별한 배려를 해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훈 총리는 "최근 한국인 대학생 1명이 캄보디아에서 사망하는 불행한 일이 있었다.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초국가적범죄 대응을 위한 역내 국가들의 공조를 요청했다.
특히 양 정상은 이 회의를 통해 현지 온라인 스캠 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인 전담 한-캄보디아 TF '코리아 전담반'을 11월부터 전격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전담반 내 한국 경찰 규모 및 운영방식은 추후 협의해서 결정한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CSP' 비전을 발표했다. C는 꿈과 희망을 이루는 조력자(Contributor), S는 성장과 혁신의 도약대(Springboard), P는 평화와 안정의 파트너(Partner)를 뜻한다.
그는 "한-아세안 연간 상호방문 1500만명 시대를 열고, 사람 중심의 아세안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겠다"며 "한-아세안 간 연간 교역액 3000억달러 달성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제시했다.
이어 "한국은 초국가범죄, 해양안보, 재난·재해 등 역내 평화와 안정 수요에 보다 적극적으로 부응함으로써 회복력 있는 공동체 형성의 협력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부연했다.
캄보디아 등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온라인 스캠 등 초국가적 범죄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많은 청년들이 초국가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아세안 각국 및 아세안 차원에서의 긴밀한 형사·사법 공조를 통한 문제해결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를 재확인하고, 오는 2029년 한-아세안 40주년을 바라보며 CSP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며 "각 국 정상들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도 이를 다시 언급했다.
그는 "최근 스캠센터 등 조직적 범죄단지를 중심으로 한 초국가범죄가 수많은 사람들의 안전과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며 "초국가범죄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안전한 아세안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아세안+3(한중일)의 관심과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아세아나폴과 긴밀히 협력해 초국가범죄의 확산을 막고, 더 나아가 범죄단지를 근절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말레이시아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된 것을 환영하며, 이를 기반으로 역내 핵심 경제협력국으로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확대됨은 물론 디지털, AI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협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양국이 방산을 비롯해 스마트 인프라, 에너지 전환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공감하고, 앞으로 협력 분야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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