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일가 겨냥한 특검 …주춤했던 '양평고속도 수사' 심호흡


내달 4일 최은순·김진우 조사
증거인멸·은닉 혐의도 수사 착수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 씨./더팩트 DB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에게 내달 초 조사를 통보하면서 칼날이 일가를 향하고 있다. 피의자 사망으로 주춤했던 양평 의혹 수사가 재시동하는 모양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내달 4일 오전 10시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와 오빠 김진우 씨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최 씨의 특검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혹은 2023년 5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땅 28필지(2만 2663㎡)가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내용을 토대로 한다. 특검은 김 여사의 모친인 최 씨와 친오빠가 대표로 있는 가족기업 이에스아이엔디도 공흥지구(2만2411㎡·350가구) 개발 사업 과정에서 개발부담금 면제, 인허가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최근 특검은 두 사람의 증거인멸, 증거은닉 등 수사 방해 혐의도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지난 7월 김 씨의 장모 거주지를 압수수색하면서 이우환 화백의 그림과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등을 확보했다. 당시 특검은 김 여사 일가가 해당 물품을 김 씨의 장모 거주지로 옮긴 것을 두고 증거 은닉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비슷한 시기 특검은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경기 남양주의 요양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건넨 금거북이를 발견할 당시 '당선 축하 카드'와 '경찰 인사 리스트'를 발견했다. 그러나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범위가 아니어서 확보하지 못했고, 재압수수색에 나섰을 때는 이미 없어진 상태였다.

특검은 김 씨의 장모 거주지에 이들이 그림과 목걸이를 빼돌렸는지, 요양원에 있던 '당선 축하 카드', '경찰 인사 리스트'를 다른 곳으로 옮겼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번 조사 대상에도 당연히 포함됐다.

전 양평군 공무원 사망 사건으로 주춤했던 수사는 두 사람의 조사를 계기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양평고속도로에 대해 기존 양상면 종점 노선보다 변경된 강상면 종점 노선의 경제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국토부

윤석열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국토교통부 공무원 김모 과장도 수사 확대에 키를 쥐고 있다. 특검팀은 인수위가 그를 통해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추진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김 과장의 전·현 근무지와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과장과 이찬우 한국건설사회환경학회 회장이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확보했다. 이 회장은 양평 사업 원안을 지지했던 전문가인데 김 과장과 논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김 과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과장과 최은순, 김진우 씨 조사 결과 외압 정황이 확인되면 '윗선'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수사기간을 2차 연장 결정하면서 양평고속도로 사건 수사를 사유로 포함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특검은 새 특검보 후보 4명을 추려 이재명 대통령에게 2명의 임명을 요청했다. 늦어도 내주 안에 2명의 특검보를 맞이하게 되면 수사인력 재편 등 전열을 정비할 계획이다.

특검의 남은 수사 기간은 내달 28일까지다. 특검은 필요할 경우 마지막 연장을 통해 연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향후 한 달이 수사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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