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 중앙·북부지검장 "검찰청 해체 반대"…임은정 "받아들여야"


'쿠팡 불기소 외압 폭로' 검사 "지청장, 9분간 폭언"
'검사실 페트병 술 반입 의혹'에 이화영 "마셨다"

구자현 서울고등검찰청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검찰청을 폐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수도권 검사장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고 검찰을 해체하는 건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합당하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공소청장이 검찰총장을 대신한다는 입법도 위헌적"이라며 수도권 검사장들에게 일일이 동의 여부를 물었다.

이에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입법권은 존중하지만 (검찰) 구성원으로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재억 수원지검장은 "기소 결정 권한에 불가결한 보완수사 권한은 필요하다. 국민에게 필요한 제도를 설계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구자현 서울고검장은 "향후 1년 동안 설계가 중요하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고, 이준범 수원고검장 직무대리는 "취지는 이해하고 있다만 민생 침해 사건에 있어 물리적인 수사·기소 분리는 설계를 잘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은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동의한다"고 했고,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도 "대선 공약이고, 국민 선택에 대해 검찰이 유구무언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수사 당시 수원지검의 '페트병 술 반입 의혹'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조사를 받았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술을 먹었던 사실이 있나"라는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네 있다. 박상용 검사실 1313호 영상 녹화실에서 마셨다"고 말했다.

이어 "제 기억으로는 쌍방울 직원이었던 박모 씨가 술을 페트병 같은 것에 해서 가져왔다. 페트병인지 어떤 병인지에 대해선 정확한 기억은 없다"며 "종이컵에 우리, 저하고 박상용 검사 그리고 수사관(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 의원이 "박상용 검사도 술을 마셨나"라고 묻자 "그거는 제가 확인할 수 없다.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반면 박 검사는 "그 언론 보도 내용을 제가 처음 듣고 여러모로 확인해보니 가짜뉴스라고 생각된다"고 반박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지난 2023년 6월 17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구치소 접견을 온 직원에게 '페트병에 술을 담아 준비하라', '변호사를 통해 검사에게 말하면 된다'는 취지로 지시한 녹취록을 법무부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박 검사는 김 의원의 "본인 검사실에서 술을 먹은 사실은 있나"라는 김 의원 질의에 "없다고 수차례 말씀드렸다"고 대답했다.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의혹 사건'을 지휘한 담당 검사인 문지석 부장검사는 당시 부천지청장에게서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증인으로 나와 "올해 3월 7일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이 저한테 9분여간 욕설과 폭언을 했다"며 "대검찰청에 감찰을 지시하고 사건을 재배당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신가현 당시 주임검사에게서 '청장님 지시로, 청장님이 빼라고 하셨다'는 말을 두 번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5월 8일 대검에서 당시 사건 관련 감찰 조사를 받았고, 조서를 검토하기 위해 정보 공개를 청구했지만 대검이 이를 불허했다고 떠올렸다.

문 부장검사는 "당시 조서 말미에 '너무 억울해서 피를 토하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 누가 이 사건에서 잘못했는지 낱낱이 밝혀달라'고 적었는데도 대검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며 "개인이 조직을 상대로 이의 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 서러움과 외로움을 느꼈다"며 눈물을 흘렸다.

반면 엄 검사는 "신 검사에게 무혐의를 지시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준 적 없나"라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논란 이후 신 검사와 연락 여부를 묻자 "언론 보도 대응 문제로 두 차례 정도 통화했다. 보도된 내용이 오보가 아닌지 등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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