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결별 못 한 국힘…이준석, 보수 대안 될까?


이준석, 장동혁 '尹 면회' 직격…"심각한 오판"
여야 정쟁 속 '중도 피로감' 파고들기
'대안' 외치는 개혁신당…지방선거 분수령

국민의힘이 윤석열 리스크를 끊어내지 못하면서 보수 정당으로서의 역할에 의문이 짙어지고 있다. 보수·중도층의 피로감이 누적되는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보수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리스크'를 끊어내지 못하면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보수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약속을 지킨 것뿐"이라며 논란을 일축했지만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0일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의 행보를 겨냥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는 것이 범야권이 이재명 정부를 견제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되는 행보냐"며 "심각한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을 제대로 견제하려면, 윤 전 대통령과 확실한 선 긋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모순된 태도를 유지한다면, 결국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계엄에 대한 선명한 책임이 있는 윤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며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과 조국 사태에도 불구하고 총선 승리를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은 따뜻하고 익숙한 태극기 부대의 품에서 탈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이른바 '부정선거론' 등을 제기하고 있는 아스팔트 세력과 확실히 결별하지 않는 이상 연대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이 연일 부정선거와 중국인 무비자 문제를 부각하며 강경 노선을 고수하는 반면, 이 대표는 해당 이슈들과 선을 그으며 중도보수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헌우 기자

이 대표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보여준 행보는 국민의힘이 지난 3년 가까이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있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종교 집단과 감성 집단에 휘둘리는 것도 모자라, 탄핵을 당하고 중대한 혐의로 재판 중인 전직 대통령에게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저렇게 달라붙느냐. 정무적 판단 능력에 상당한 오류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보수 진영 내 노선 차이는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연일 '부정선거'와 '중국인 무비자' 문제를 부각하며 강경 노선을 고수하는 반면, 이 대표는 해당 이슈들과 선을 그으며 중도보수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이 극단으로 치우친 거대 양당 정치에서 벗어난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거대 양당의 정쟁 몰두에 피로감을 느낀 중도 유권자들이 개혁신당으로 눈을 돌릴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다가오는 지방선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준석이 보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개혁신당이 보수의 적기로 들어섰다고 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좀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수정당이 가진 낮은 인지도와 조직력의 한계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에 개혁신당은 다른 정당보다 한발 앞서 지방선거를 위한 기반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역 조직력과 후보 인지도가 부족한 만큼, 조기 공천을 통해 선거 준비에 속도를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연말 조기 공천을 검토 중"이라며 "인지도가 낮은 후보일수록 지역에 빨리 투입돼야 한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길수록, 후보에 대한 체감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를 최대한 많이 낼 것이고 전략 지역도 선정해서 그곳에도 힘을 더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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