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해남 파인비치골프링크스 = 박호윤 전문기자]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32)이 BMW레이디스챔피언십2025(총상금 230만달러)에서 각종 기록을 양산하며 챔피언에 올랐다.
김세영은 19일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골프링크스(파72)에서 끝난 대회 최종일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엮어 5타를 줄이며 합계 24언더파 264타를 기록, 하타오카 나사(일본)에 4타차의 압승을 거두며 정상에 섰다. 이로써 김세영은 지난 2020년 11월 아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릿지 이후 4년 11개월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며 자신의 두번째(2019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이후)이자 김아림(힐튼 그랜드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과 유해란(블랙 데저트챔피언십)에 이어 올시즌 세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했다. 우승 상금은 34만5천달러(약 4억8천만원).
또한 김세영은 1라운드 10언더파 62타의 대회 18홀 최소타 타이기록(2023, 애슐리 부하이, 서원밸리)을 시작으로 2라운드에서는 16언더파 128타로 36홀 최소타 타이기록(2024, 한나 그린, 서원밸리), 그리고 3라운드에서 19언더파 197타로 54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운데 이어 최종 라운드에서 대회 72홀 최소타 기록(종전 22언더파 266타, 2021년 고진영, 임희정, 부산 아시아드)을 갈아 치우는 등 ‘기록 제조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세영은 2018년 쏜베리 크릭클래식에서 무려 31언더파 257타를 기록, LPGA투어 72홀 최소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올시즌 투어에서 한국과 일본간 첨예한 경쟁이 펼쳐지고 가운데 이달 초 황유민이 롯데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데 이어 김세영이 2주만에 한국에 여섯번째 우승컵을 선사, 5승의 일본에 한발 앞서 가는데 기여했다.(대회 장소인 해남 파인비치는 공교롭게도 428년전인 1597년 10월 26일 명량해전이 벌어졌던 명량수도(현재의 진도대교 위치)에서 육로로 불과 20여km 떨여져 있다.)
김세영의 투어 13승은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고진영(15승)에 이어 네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 2019년 시작된 이 대회는 2019년과 2021년 장하나와 고진영이 우승한 이후 2022년부터 지난해 까지 3년간은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민지, 한나 그린(이상 호주) 등 교포 또는 외국 선수가 우승한 바 있어 김세영이 4년만에 우승컵을 한국으로 찾아 온 셈이다.
#김세영 LPGA투어 우승 기록(통산 13승, 메이저 1승)
2015 퓨어실크 바하마클래식, 롯데챔피언십, 블루베이LPGA
2016 JTBC파운더스컵, 마이어클래식
2017 시티바나멕스 로레나오초아 매치플레이
2018 쏜베리 크릭클래식
2019 메디힐챔피언십, 마라톤클래식, CME그룹투어챔피언십
2020 KPMG위민스PGA챔피언십*, 아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릿지
2025 BMW레이디스챔피언십
*는 메이저대회
김세영은 2015년 투어에 진출, 첫 해 퓨어실크 바하마클래식을 시작으로 롯데챔피언십, 블루베이LPGA 등 단숨에 3승을 올리며 신인왕을 수상했고 이후에도 2019년 3승 등 2020년까지 매년 1승 이상을 기록하는 꾸준함을 과시했으나 2021년부터 다소 침체에 빠쳐 최근 까지 5년 가까운 기간 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었다
올 들어서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으며 5월 한달 간은 3연속 미스 컷을 당하는 등 부진했으나 6월 숍라이트클래식에서 3위에 오르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 이후 ISPS한다 스코티시오픈과 FM챔피언십에서도 각각 3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부모님 고향(아버지 영암, 어머니 무안) 인근에서 열린 덕에 힘을 받았다는 김세영은 이날 노예림과 하타오카 나사(일본)에 4타 앞선 채 여유있게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으나 3번홀(파3)에서 예기치 않은 3퍼트로 보기를 범해 2, 4번홀에서 버디로 따라 붙은 노예림에 한 때 1타차로 쫓기기도 했다. 그러나 5~7번홀 3연속 버디로 다시 타수 차를 벌린 이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추격자를 따돌렸다.
이날 김세영의 우승 외에도 올시즌 개막전 우승자인 김아림이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최혜진과 안나린이 나란히 9타씩을 줄이며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공동 7위, 김효주와 이소미는 공동 10위에 랭크되는 등 모두 6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하타오카 나사(20언더파 268타)가 2위, 다케다 리오가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19년 투어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하는 지은희(39)는 생애 LPGA투어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려 9개의 버디(보기 1)를 잡아내는 기염을 토하며 합계 12언더파 276타, 공동 24위로 자신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