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재확인…삼성 이어 SK하이닉스도 실적 신기록?


SK하이닉스, 사상 처음 분기 영업익 10조원 돌파 전망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을 통해 반도체 호황기 진입을 재확인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으며 역대급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말 올해 3분기 성적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간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연일 실적 고공 행진을 이어간 터라, 이번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진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다른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 쇼크를 기록한 직전 분기에도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의 실적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1조원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한다. 3분기 매출은 24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HBM이 이번에도 호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보다 유리한 사업 환경을 조성 중이다. 올해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카운터포인트리서치)은 약 60%에 달한다. AI 서버용 HBM 출하 증가세가 올해 3분기에도 이어졌을 것이란 전망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3분기 계획을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BM에 치우친 것만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증가한 HBM 외에도 예상보다 강한 가격 흐름을 반영한 D램과 낸드가 실적 서프라이즈를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HBM4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 /SK하이닉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한 3분기 실적 눈높이가 더 높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의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31.8%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분기 매출 8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영업이익의 경우 2022년 2분기 14조1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기존 시장 전망치를 2조원 가까이 웃돈 실적이다. 당초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원 안팎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 실적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6조~7조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이 급등하는 등 반도체 호황 조짐은 앞서 지속해서 감지됐다. 이번 삼성전자 실적을 통해 AI 시장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기 진입이 재확인된 셈이다. 더구나 깜짝 실적이 발표되면서 호황 강도가 예상보다 더 견고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HBM4 개발에 앞서나가는 등 HBM 경쟁력이 굳건한 상황에서 업계 구조적 호황이 더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흐름을 고려해 최근 다수의 증권사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상상인증권은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1조원 중반대로 조정하며 "컨센서스를 소폭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최대치(23조4673억원)를 훌쩍 뛰어넘은 40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뚜렷한 장기 호황 기대감과 HBM 시장 지배력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를 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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