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캄보디아 구금 63명 한달 내 송환"…실종·감금 52건 수사도 총력


박성주 경찰청 국수본부장 내일 현지 출국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종합대응단도 구성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와 관련해 수사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15일 출국한다. /경찰청 제공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실종·감금 사건이 52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을 찾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현지 구금된 63명의 1개월 내 전원 송환을 추진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를 위해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현지로 출국한다.

경찰청은 14일 박 국수본부장이 캄보디아 경찰을 만나기 위해 15일 출국한다고 밝혔다. 국수본부장이 캄보디아를 방문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박 본부장은 캄보디아 경찰과 지난 8월 숨진 대학생 A 씨 사망사건 공동조사는 물론, 경찰관 추가 파견, 구금 상태인 우리 국민 국내 송환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캄보디아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63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이 중 인터폴 적색수배 완료자부터 신속히 송환을 추진하며, 1개월 내 전원 송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찰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종합대응단'도 구성해 운영한다. 종합대응단은 국가수사본부 및 국제협력 기능을 총 망라한 태스크포스(TF) 조직으로 캄보디아 관련 온라인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국내 조직폭력배 연루 여부도 면밀히 파악한다. 또 전국 범죄첩보팀을 활용해 캄보디아 거점 조직 관련 납치·유인 등 첩보를 최우선 수집할 계획이다.

경찰은 캄보디아에서 발생하는 한국인 대상 범죄 전수조사도 돌입했다. 외교부에 신고된 사건과 경찰에 접수된 사건 전체를 비교 분석해 모두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되는 국제경찰청장회의를 통해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범죄단체의 심각성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협력을 촉구할 예정이다.

특히 경찰은 캄보디아 경찰과 양자 회담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 대응책을 의제로 다루기로 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도 논의한다. 코리안데스크는 해외 주요 국가의 경찰 기관 안에 설치된 한국 경찰 연락 창구를 말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10월13일까지 캄보디아 관련 실종 및 감금 의심 사건은 총 143건 접수됐다./김영봉 기자

경찰은 인터폴과 주요국 경찰이 참여하는 국제공조 협의체를 연내 출범해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납치·감금·온라인 사기 등 초국경범죄 합동작전도 전개할 계획이다.

이어 외교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한국인 대상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지역에 경찰 영사를 확대해 배치하고 경찰청에 국제공조 수사를 위해 30명의 인력을 보강할 방침이다.

범죄에 노출될 위험을 안고 캄보디아로 출국하는 사례도 방지한다. 경찰은 인천국제공항 게이트까지 인력을 전진 배치하는 방안도 즉시 시행한다. 취업을 미끼로 한 사기에 속아 출국하려는 취업준비생 등에게 최근 캄보디아의 범죄실태를 안내하고 위험이 우려되는 출국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10월13일까지 캄보디아 관련 실종 및 감금 의심 사건은 총 143건 접수됐다. 이 중 91건은 대상자의 소재와 신변 안전이 확인됐지만 나머지 52건은 대상자 소재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전주 완산경찰서에는 '캄보디아에 간 20대 여성 B 씨가 범죄에 연루된 것 같다'는 가족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B 씨는 SNS에 캄보디아 여행 시진 등을 올린 뒤 "위험에 처했다"며 가족에게 도움을 청했고 손가락이 잘린 사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최근 'B 씨가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유인책이었다'는 제보를 받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실제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캄보디아 내 자국민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며, 앞으로 범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해외 교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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