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 '원전·터빈' 쌍두마차로 달린다…3분기 영업익 상승세 전망


가스터빈 종주국 美에 첫 국산 터빈 수출 쾌거
대형 원전·SMR 성장 사업으로 수주 잔고 구성 개선 전망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과 가스터빈 중심 수익구조로 3분기 실적 개선에 시동을 건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에서 1월21일 진행된 가스터빈 수출공동체 팀 코리아 업무협약식에서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앞줄 왼쪽 3번째)과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앞줄 왼쪽 4번째)이 국내 협력사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과 가스터빈 중심 수익구조로 3분기 실적 개선에 시동을 건다. 가스터빈 종주국 미국에 국산 터빈을 첫 수출한 데 이어 체코 원전 수주 증액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어 실적 반등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와 내년 말까지 380MW급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가스터빈은 LNG를 연소시켜 발생한 고온·고압의 가스를 이용해 터빈을 회전시키고, 그 회전력으로 전기 등을 생산하는 장치를 말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187억달러(약 26조원) 수준이던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 규모는 2031년 227억달러(약 32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장벽이 높아 두산에너빌리티가 2019년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기 전까지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 4개국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은 미국의 GE 베로나, 독일의 지멘스 에너지, 일본의 미쓰비시 파워 등 이른바 '빅3'가 선점했다.

미국 수출 계약은 이 같은 과점 시장을 공략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산화 성공 이후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1만5000시간 실증에 성공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이번 계약까지 총 8기의 가스터빈 공급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가스터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들어 잇따라 굵직한 수주 계약을 따내며 낭보를 올리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중심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한 팀코리아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건설 사업을 최종 수주했다. 같은 달 베트남 최대 국영기업인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그룹(PVN)과 약 9000억원 규모의 오몬(O Mon)4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 계약도 체결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와 내년 말까지 380MW급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MW급 가스터빈 제품. /두산에너빌리티

SMR 시장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8월 미국 아마존웹서비스,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X-energy),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SMR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4개사는 SMR 설계·건설·운영·공급망 구축·투자·시장 확대 등에 손을 맞잡았다. 특히 AWS가 약 7억 달러를 투자한 5GW 규모 SMR 상용화 추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이는 엑스에너지의 80MW급 SMR 64기에 해당하며, 2039년까지 AWS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활용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과 터빈 투트랙 전략으로 고수익 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연결 매출은 3조8653억 원, 영업이익은 2697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각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3.8%와 134.9%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가스터빈 추가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성장은 지금부터 시작됐다"며 "전력 공급부족이 심화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는 점은 장기 실적 가시성 확보에 따른 분명한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으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승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규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진이 높은 대형 원전과 SMR, 가스터빈 등의 성장 사업으로 수주 잔고 구성의 개선 영향이 이어지며 큰 폭의 이익 확대가 예상된다"며 "이제까지 보통 2분기와 4분기 매출 인식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는 재차 외형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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