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 간 '대한민국 복귀' 알린 李…APEC선 '주인공'


G7-미·일 정상회담 이어 유엔 총회서 책임강국 위상 강조
트럼프·시진핑 참석 유력…한미 통상협상·첫 한중 정상회담 주목

취임 뒤 각종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복귀를 알린 이재명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주인공으로 나선다. 이 대통령이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토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약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취임 뒤 각종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복귀를 알린 이재명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주인공'으로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징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중요한 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린다. 지난 2005년 부산 이후 20년 만에 한국이 주최하는 자리다.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 정상들이 대거 참석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특히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간 다자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에 복귀를 알린 데 이어 이번에는 호스트로서 주인공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다. 그는 6월 G7 정상회의에서 다수의 국가 정상들과 첫 인사를 나눈 데 이어 8월에는 일본과 미국을 잇따라 찾아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END' 구상을 발표하고, 한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토의를 주재하며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위상을 높였다.

이번 정상회의는 우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다시 성사될지 주목된다. 양국은 7월 말 관세협상을 타결했지만 3500억 달러 투자 방식 등 세부사항을 두고 후속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8월 이 대통령이 미국을 찾아 첫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으나 협상에 종지부를 찍지는 못했다.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도 양 정상은 조우 없이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중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통상협상에서도 중요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 측이 첨예하게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과 대외적인 결과물이 필요한 정상회담의 특성을 감안하면 회담이 성사된다는 사실 자체가 일정 수준의 성과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유엔 총회 현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올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며 "그 다음에 한미 정상회담이 예상이 되고, 그러면 당연히 그 계기에 맞춰 여러 현안들을 진전시키는 일이 따라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한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관심사다. 윤석열정부를 거치며 한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상황에서 새 정부는 실마리를 찾아야 할 입장이다. 특히 최근 북·중·러 밀착이 강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미 동맹과 대중 관계의 균형추를 어떻게 잡아나갈지는 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큰 숙제다.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출장 전 미국 타임지(Time)와 인터뷰에서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전통적 방정식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며 이른바 '안미경중' 노선의 종료를 선언했다. 아울러 경쟁하는 초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이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지도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예고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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