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경쟁력 위해 맞손" 이재용·최태원, 샘 올트먼과 '협력 본격화'


삼성, 오픈AI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혁신 주도
SK도 전방위 협력…메모리·AI DC 초대형 합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1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픈AI 측과의 전방위적 협력을 공식화했다. 글로벌 AI 선도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한국이 AI 분야에서 글로벌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은 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올트먼 CEO를 각각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만났다. 이후 오후 6시 이재명 대통령과 올트먼 CEO가 만나는 자리에도 동석해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내용의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에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4개사가 오픈AI와 전방위적 협력을 추진한다. 삼성은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 각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시켜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오픈AI가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가 글로벌 기술·투자 기업들과 함께 슈퍼컴퓨터·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선 웨이퍼 기준 월 90만매의 고성능 D램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역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종합 반도체 회사다. AI 학습과 추론 전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패키징 기술, 메모리·시스템반도체 융복합 기술 측면에도 오픈AI에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1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SDS는 오픈AI와 AI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기업용 AI 서비스 제공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첨단 데이터센터 기술을 기반으로 오픈AI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의 설계, 구축, 운영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이번 LOI를 통해 삼성SDS는 오픈AI 모델을 사내 업무 시스템에 도입하길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구축, 운영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플로팅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플로팅 데이터센터는 해상에 설치하는 첨단 데이터센터로, 육지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할 때보다 공간 제약이 적고 열 냉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탄소 배출량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플로팅 데이터센터는 기술적 난도가 높아 몇몇 국가에서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플로팅 데이터센터, 부유식 발전설비, 관제센터 개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은 임직원들의 기술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 속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챗GPT 사내 확대 도입도 검토한다. 아울러 삼성은 오픈AI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한국이 글로벌 AI 분야에서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기술력, 글로벌 반도체 업계 1위 생산 능력, 안정적인 글로벌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AI 선도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도 AI 사업 기회를 확대해 한국이 AI 분야에서 글로벌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SK는 오픈AI와 메모리 공급 LOI, 서남권 AI DC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번 메모리 공급 LOI 체결은 AI 전용 메모리반도체 기술력과 공급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게 SK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장 규모의 HBM 공급 요청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오픈AI의 HBM 공급 요청은 웨이퍼 기준으로 현재 전 세계 HBM 생산 능력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오픈AI의 AI 가속기(GPU) 확보 전략 실현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지난 2월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회동을 마친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SK텔레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서남권에 오픈AI 전용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한다. 이번 협력은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B2C·B2B AI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나아가 차세대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솔루션의 시범 운용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SK는 "AI DC 협력은 SK그룹과 글로벌 1위 AI 기업인 오픈AI가 대한민국 AI 대전환을 위한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전력 인프라와 반도체 기술, 그리고 풍부한 AI 수요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혁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지난 2023년부터 긴밀히 협력하며 AI 인프라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 왔다. 양측은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워크로드 폭증에 대비해 전용 반도체 개발과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하드웨어 병목 없는 차세대 AI 모델 개발을 위한 새로운 메모리·컴퓨팅 아키텍처 등 혁신적 AI 인프라 공동 개발을 논의해 왔다.

이번 오픈AI와의 파트너십 체결은 칩 개발부터 데이터센터 구축·운영까지 전 주기에 걸친 기술 혁신 협력의 본격적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SK는 글로벌 AI 대전환 시기를 맞아 핵심 플레이어로서 시장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빅테크 협력과 관련 투자를 지속해서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K-AI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최 회장은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SK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며 "메모리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SK의 통합 AI 인프라 역량을 이번 파트너십에 집중해 글로벌 AI 인프라 혁신과 대한민국의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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