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특검법 합의 파기 파열음…냉랭한 민주당 투톱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권성동, 체포안 찬성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국회 등장에 아수라장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특검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원내지도부 간 협상 결렬 사태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사진은 민주당 정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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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하루 만에 뒤집힌 특검법 합의...與 '투톱' 갈등 표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1일 이른바 '더 센'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뒤집는 과정에서 당내 이견이 터져 나오고 갈등이 뒤엉켜 표출되는 등 하루 사이에 '난리통'이 벌어졌다고.

-김병기 원내대표 등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전날(10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만나 특검 수사 인력 증원을 최소화하고 수사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등 국민의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했어. 그러자 "그 많은 의혹을 짧은 기한 내 조사하는 건 불가능하다", "내란당과 특검법을 합의하면 내란 종식은 어떻게 할 거냐" 등 당내 반발이 줄줄이 터져 나왔어.

-당내 반발에 이어 '투톱' 간 갈등까지 공개적으로 표출되며 상황은 점점 점입가경으로 흘러갔어. 정 대표가 "협상안이 지도부 뜻과 다르다"며 재협상을 지시하자 김 원내대표는 협상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법사위, 특위와 긴밀히 소통했다며 억울함을 드러냈어. 또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전 열린 비공개 최고위로 향하다 기자들에게 '정 대표가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불만을 쏟아냈어.

민주당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정 대표는 우리 안의 작은 차이가 상대방과의 차이보다 크겠나라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남윤호 기자

-뒤이어 정 대표는 사과 요구와 관련한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의총장에 들어갔어.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의총 중간에 나오는 의원들을 붙잡고 사과 여부를 물어봤지만, 의원들 역시 손으로 X 표시를 하거나 '잘 모르겠다'며 곤란한 듯 입을 닫았어.

-결국 정 대표는 의총에서 "협상 과정 중 매끄럽지 못한 부분에 대해 부덕의 소치"라며 공식 사과를 했어. 다만 사과는 김 원내대표를 특정한 것이 아니라 의원 전체와 당원을 향한 것이었지. 정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 내홍을 의식한 듯 '원팀' 기조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놨지만, 김 원내대표는 시선도 주지 않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더라.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김 원내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여당 '투톱' 갈등의 여진이 지속될 전망이야.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진은 권 의원이 본회의에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이유 있는 자신감?…권성동의 '셀프 찬성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게 됐다고?

-응.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어. 권 의원은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또 한 번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며 동료 의원들에게 '마음 편하게 표결하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해. '표결에 불참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권 대표가 오히려 "찬성표를 던져달라" 하기도 했대.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아.

-국민의힘 의원들은 결국 표결에 참여했어?

-아니. 야당 의원들은 권 의원의 신상 발언만 듣고 모두 퇴장했어. 혼자 남은 권 의원은 표결에 참여했어. 권 의원이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찬성한다는 의미의 '가'가 표시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어. 권 의원은 표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체포동의안 가결을 호소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투표했다"고 설명했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찬성을 의미하는 가를 적어 투표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출범 이후 현직 국회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 당 분위기가 뒤숭숭하겠다. 의원들 반응은 어때?

-한 의원은 <더팩트>에 "개인적으로 의원 모두 찬성표를 던져 우리의 결의를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어. 다만 길게 봤을 때 불참하는 게 최선이었다고 보는 이들도 있는 것 같아. 만약 이번에 의원 모두가 권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국민의힘은 당당하다'는 메시지를 줄 순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는 거야. 아무래도 특검 정국이 길어지다 보니 혹시 또 청구될지도 모를 구속영장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 같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으며 이동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국회 찾은 김형석…고성에 몸싸움 '아수라장'

- 국회가 한 인사의 등장으로 완전히 아수라장이 됐다며?

- 맞아. 지난 8일, 조용하던 국회 소통관이 한순간에 난리가 났는데 바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등장 때문이었어. 김 관장은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를 찾았는데 항의하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부딪혔지.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서 정말 '대혼돈' 그 자체였어. 인파 속에서 일부 시민 간에는 멱살을 잡는 몸싸움도 벌였지.

-시민단체가 분노한 이유는 뭐야?

-지난달 15일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 관장이 "광복은 제2차 세계 대전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밝히면서야. 민주당을 중심으로 김 관장의 사퇴 요구가 빗발쳤지. 또 기념관을 사적으로 이용한 정황이 언론에 드러나면서 '독립기념관 사유화' 논란이 일기도 했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김 관장을 향해 사퇴를 촉구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민주당 의원들도 회견장을 찾았다며?

-맞아. 서영교 의원은 "여기가 어디라고 오시는 것이냐" "무슨 기자회견을 하냐"며 크게 소리치고 김 관장에게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어. 김현 의원도 "(기자회견장에서) 나가라"고 했지. 김 관장은 다소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기자회견 시간을 기다리다가, 기자회견장에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한다"며 자신이 경축식에서 말한 내용이 '광복을 바라보는 상반된 입장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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