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1지구, 재입찰 결정에도 '조합장 해임' 갈등…사업 늦춰지나


조합, '경쟁입찰' 위해 입찰지침서 일부 수정
현대건설·HDC 참여 여부 '촉각'
'조합장 해임' 추진은 계속…"투명·공정성 훼손"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은 지난 9일 긴급이사회 후 대의원회를 통해 입찰취소에 관한 내용을 협의했다. 이후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7개 시공사에 재입찰 공고를 통지할 예정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1지구 재개발 지역 일대. /황준익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올해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가 재입찰을 통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는다. 조합의 입찰 지침이 까다로워 경쟁 입찰을 제한한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여전히 조합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훼손됐다며 조합장 및 임원 해임을 추진하고 있어 재개발 일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은 지난 9일 긴급이사회 후 대의원회를 통해 입찰취소에 관한 내용을 협의했다. 이후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7개 시공사에 재입찰 공고를 통지할 예정이다.

앞서 조합은 △조합원 로열층 우선분양 제안 금지 △입주 시 프리미엄 보장 제안 금지 △조합원 분양가 할인 제시 금지 △과도한 입찰자격 무효 및 자격 박탈 △과도한 책임준공 의무 강제 △개별 조합원 담보가치 총액 이내에서만 이주비 제안 △대안설계 등 플러스 아이디어 제안 금지 △조합 입찰안내서와 시공사 입찰제안서 상충 시 조합의 임의 결정 등을 입찰지침서에 포함했다.

이를 두고 건설사들이 지침 수정을 요청해왔다. 현재 성수1지구는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GS건설이 성수1지구에 가장 오랜 시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의 입찰 지침이 경쟁 입찰을 제한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결국 지난달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두 건설사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경쟁 입찰을 원하는 대의원들은 일부 조항의 삭제 및 수정을 요구했다. 조합은 지난 4일 제22차 대의원회에서 입찰 지침 완화 여부를 논의했지만 부결됐다.

다만 조합은 "우리 구역에 입찰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왔던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요청과 대의원회를 개최하게 된 조합원 발의내용을 수정 반영해 재입찰공고를 내려 한다"고 밝혔다.

조합은 논란이 됐던 추가이주비의 기존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100% 이내 제안 조항을 150%까지 완화하고 '100%를 넘어가는 추가이주비를 제안할 때는 조합원의 연대책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문구를 추가한다. 또 '조합원 로얄층 배정 금지' 조항을 삭제한다. 이외에도 △천재지변·전쟁 등을 제외한 책임준공 확약 △상호 상충 조항 △자금 상환순서 등이 대폭 수정된다.

조합의 입찰 지침이 완화되면서 입찰을 포기했던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재입찰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조합 내부에서는 조합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있다. 일부 조합원 중심으로 조합장 및 이사(2명) 해임총회 소집요구 발의서를 받고 있다.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

다만 이와는 별개로 조합 내부에서는 조합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있다. 일부 조합원 중심으로 조합장 및 이사(2명) 해임총회 소집요구 발의서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조합장이 △특정마감재(주방가구 상판 등)의 종류 및 업체명을 이사회 회의 때와 다른 종류 및 업체로 변경해 대의원회 회의자료에 반영 △제22차 대의원회 개최 전 외부 인력을 동원해 대의원회 '부결' 유도 △특정시공사가 '부결'을 청탁하기 위해 대의원 개별 접촉 행위가 적발됐음에도 적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조합 이사 역시 조합장의 부당행위에 대해 묵인 방조하고 특정 시공사의 식사 접대를 받는 등 조합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해했다"며 "조합원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친 조합장과 조합 이사 2명의 지위를 박탈해 재산과 이익을 보호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상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된 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조합 임원을 해임할 수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일대의 총 4개 지구로 구성돼 있다. 대지면적 16만평에 총 55개 동, 9428가구(임대주택 2004가구 포함)의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대규모 재개발사업이다. 지난 3월 지구단위계획(정비계획) 결정이 고시됐다.

이 중 1지구는 지하 4층~지상 69층, 17개 동, 3014가구로 탈바꿈한다. 사업 규모가 가장 큰 데다 서울숲 인근, 압구정 접근성 등 입지가 우수하다.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도 받는다. 사업속도도 가장 빠르다.

한편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성수1지구 재입찰 참여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plusik@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