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ICBM용 신형 엔진 시험 보도로 美에 메세지"


중통은 자세히, 신문은 간략히 보도해
대내용 아닌 대외용…'미국' 겨냥 해석

통일부는 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신형 엔진 시험을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에는 자세하게 보도했지만,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간략히 전한 사실과 관련해 개발·시험 메시지가 대내용보다는 대외용이라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통일부는 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신형 엔진 시험을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에는 자세하게 보도했지만,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간략히 전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신은 (이번 시험이) 9번째고, 개발 공정이 마지막, 최대 출력은 1971kN(킬로뉴턴), 수행원도 다 공개했지만 노동신문은 간략하게 보도해 내용이 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국자는 "이 시험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참석 출발 당일(1일) 방문한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에서 개발하던 화성-20형 관련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공개할 때 신문에는 공개되지 않았고 통신에만 보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 지금 이 추진체에 대한 개발·시험 메시지가 대내용보다는 대외용에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부연했다. 또 "전승절 행사 참석 직후 시험을 공개한 게 미국에 대한 메시지와 관련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ICBM에 탑재될 탄소섬유 고체 엔진시험을 참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험 횟수 △고체 발동기(엔진) 최대 추진력 △참석 인원 등을 세세하게 전했지만, 신문은 김 위원장의 참관 소식만 간략하게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2일엔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참석 출발 당일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을 방문, 화성-20형에 이용될 고체 발동기 시험 결과를 료해(파악)했다고 밝혔다. 신형 ICBM '화성-20형'이 언급된 건 당시가 처음이었지만 신문에는 소식 자체가 실리지 않았다.

아울러 통일부 당국자는 신문에 신형 ICBM용 엔진 시험은 간략하게 실린 대신 '병원 건설 현장'이 크게 보도된 데 대해 "(김 위원장이) 민생을 챙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역점으로 지방발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작년에는 공장만 20개를 지었는데, 보건·과학기술·양곡관리 등 3대 필수 시설을 추가 지시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당국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9·9절(북한 정권 수립 77주년 기념일) 축전이 신문 1면에 게재된 것과 관련해 "지난해 9·9절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축전이 먼저 배열되고, 그다음에 시 주석 축전이 배열돼 이례적으로 보도됐다"며 "올해는 푸틴 대통령 축전을 지난 5일 보도하고 오늘 시 주석 축전을 보도함으로써 날짜를 달리해 더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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