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유영림 기자] 미국 조지아주의 한국 배터리 공장을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신고했다고 밝힌 미국 정치인 토리 브래넘이 주목을 받으면서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신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지만 공화당 극우 정치인의 편향된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5일(현지시간) 토리 브래넘은 미국 매체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민세관단속국에 해당 공장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개월 동안 불법 체류 이민자가 해당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장에 출입할 수 있었던 현지 스페인어 구사 노조원과 접촉했다"며 "저는 법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없다. 옳은 것은 옳고 아닌 것은 아니다. 나는 불법 체류자 대거 추방에 투표했으며, 내가 투표한 그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브래넘은 "이 공장이 주지사가 주장한 것만큼 조지아주에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훈련 받고 노조에 가입한 미국 노동자들이 값싼 불법 노동자들에게 밀려났다"며 "우리는 조지아주 주민들의 일자리를 위해 감세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브래넘은 "한국 공장이 현지인을 채용하지 않는 등 조지아주 경제에 기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거대한 제조 시설을 짓고 하루 600만 갤런의 물을 쓰고 그들의 자녀와 함께 생활할 집을 지을 거라면 우리도 일부 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어 속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ICE에 공장을 신고한 뒤 전화와 문자, 소셜미디어(SNS)를 비롯한 경로로 항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제 음성사서함을 증오로 가득 채우고, 저를 반인종차별 강좌에 등록시키고, 심지어 제 생명까지 협박한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했다. 브래넘의 딸도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성년자인 우리 자녀들에게까지 증오 섞인 침해 행위가 가해지고 있다"며 "어떤 이들은 가족의 개인 SNS를 찾아내 괴롭히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한 브래넘은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이자 조지아주 연방 하원의원 자리를 놓고 5월 공화당 경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그는 미 해병대에 복무한 경험이 있으며 불법 이민 단속 강화, 총기 규제 반대와 관련한 극단적 주장을 펴 오기도 했다.
미 이민 당국은 지난 4일 조지아 엘러벨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단속을 벌여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중 한국인은 300여 명이다. 다수는 포크스턴 구금 시설에 있으며, 여성 노동자의 경우 320km 떨어진 스튜어트에 구금된 상태다.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는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석방 교섭이 마무리 되는 가운데, 이들이 이르면 10일(현지시간) 한국행 전세기를 탑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는 포크스턴 구금 시설에서 차로 50분가량 떨어진 플로리다주 잭슨빌 국제공항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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