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어쩔수가없다'에 거는 세 가지 기대


박찬욱 감독이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베니스국제영화제서 수상 낭보 울리고 침체된 한국 영화계 살릴까

박찬욱 감독(왼쪽에서 네 번째)이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으며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곧 베일을 벗는다. 작품이 개봉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를 넘어 해외 영화계에 굵직한 기록을 남기고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 감독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거머쥔 '헤어질 결심'(2022)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또한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으로 초호화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한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먼저 '어쩔수가없다'는 지난달 27일 개막한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29일 베니스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이들은 9분여의 기립박수와 환호를 비롯해 유수 해외 매체들로부터 '박찬욱이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감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자 매혹적인 블랙 코미디' '박찬욱 감독의 가장 유머러스한 영화일 뿐만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작품' 등의 호평을 받았다.

더 나아가 배우들의 빈틈없는 열연과 시너지,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을 향한 극찬도 끊이질 않았고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하며 수상의 기대감을 높였다.

어쩔수가없다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29일 베니스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9분여의 기립박수와 뜨거운 환호를 받았고 유수 해외 매체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수상의 기대감을 높였다. /CJ ENM

무엇보다 이번 초청은 '피에타' 이후 13년 만의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이라는 점에서 더욱 남다른 의미를 지녔다. 박찬욱 감독은 2005년 '친절한 금자씨'로 젊은 사자상과 미래영화상, 가장 혁신적인 영화상을 품에 안은 후 20년 만에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로 칸 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지난 5월 한국 영화는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칸 국제영화제에 단 한 편도 초청 받지 못했고 이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쩔수가없다'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을 뿐만 아니라 수상도 기대하게 하면서 해외 영화제에 한국 영화의 존재감을 다시 각인시켰다. 이어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과 제63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며 화제성과 관심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어쩔수가없다'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됐다. 올해 경쟁 부문을 도입하면서 유의미한 변신을 꾀한 부산국제영화제는 거장의 신작을 통해 현재의 한국 영화를 향한 뜨거운 경의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겠다는 각오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 미리와 두 자식을 지키고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남용희 기자

이렇게 '어쩔수가없다'가 국내를 넘어 해외 영화계에서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작품의 흥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박희순은 "칸이 아닌 천만을 노리신 것 같다"며 박찬욱 감독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영화의 탄생을 예고했기에 한국 영화계와 투자 배급사 CJ ENM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에도 많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 영화의 위기론은 줄곧 거론됐지만 그럼에도 천만 영화는 계속 등장했었다. 하지만 지난 7월 개봉한 '좀비딸'(감독 필감성)이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숨통을 틔운 것을 제외하고 올해 한국 영화들은 400만 고지를 넘기지 못하며 역대급 침체된 업계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그리고 CJ ENM은 2020년 이후 선보인 영화 중에서 '헤어질 결심' '공조2: 인터내셔날' '베테랑2'만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성공하면서 다소 아쉬운 흥행 타율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지난 8월 개봉한 '악마가 이사왔다'가 50만 명도 넘기지 못하고 있기에 신작에 거는 기대가 클 것으로 짐작된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극장가에 신작을 걸게 된 박찬욱 감독이다. 과연 그가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이와 별개로 개봉 전부터 형성된 뜨거운 관심이 관객 수로 이어지면서 힘들었던 한국 영화계와 CJ ENM에게 단비 같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 미리(손예진 분)와 두 자식을 지키고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소설 'THE AX(액스)'를 원작으로 한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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