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기획] '쩍' 갈라진 오봉저수지…강릉에 불어닥친 '최악의 가뭄'


20일쯤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전망
저수율 1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시간제·격일제 급수 검토
수영장-사우나 등도 휴장

108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강릉 지역에 재난 사태가 선포된 2일 오전 강릉 지역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상수원 오봉저수지가 맨바닥을 드러낸 채 갈라져 있다. /강릉=장윤석 기자

지속된 가뭄으로 물이 가득해야 할 오봉저수지 내부의 펄이 드러나 있다.

[더팩트ㅣ강릉=장윤석 기자] 108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강릉. 오봉저수지는 지역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이 지역의 주요 상수원이지만, 지속된 가뭄으로 저수율이 13.9%까지 떨어지며 메말라가고 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총 담수량 1430만 톤 규모의 오봉저수지 상류는 이미 오랜 시간 지속된 가뭄으로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었다. 농어촌공사는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이번달 20일쯤 저수된 물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류는 물 대신 풀과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다.

가뭄으로 인한 제한 급수가 시행되고 있어 강릉 아래나 수영장은 휴장 중이다.

강릉시와 정부는 사태가 악화되자 지난달 31일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재는 세대별 수도계량기를 75%를 잠그는 제한 급수를 시행하고 있으며, 시에서 관리 중인 화장실 47곳과 수영장 3곳도 운영을 중단하는 등 회복에 힘쓰고 있다.

또한 시는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시간제·격일제 급수를 검토할 계획을 밝혔다.

수영장 입구에 부착된 제한 급수로 인한 휴장 안내문.

물 사용을 자제하기 위해 강릉 시내에 위치한 공중화장실 운영이 중단돼 있다.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대관령 샘터를 찾은 시민들이 식수로 사용할 물을 받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진 이후 강릉시 회산동에 위치한 대관령 샘터에서는 수돗물 사용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시민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샘터를 찾은 한 주민은 "마시는 물이라도 아껴보려고 30분 이상 되는 거리에서 물 뜨러 왔다"며 "현 상황이 지속되어 완전 단수가 될까 봐 걱정된다"고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강릉 아레나 주차장에는 기부된 생수들이 쌓여있다.

전국 각지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각 지자체와 기업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낸 생수는 5일까지 2500톤 이상 들어올 예정이며, 이르면 4일부터 강릉 시민을 대상으로 배부될 예정이다.

강릉 강북 공설운동장에 소방 급배수지원차가 집결해 있다.

군 장병들이 살수차에 싣고 온 물을 저수지 안으로 쏟아붓고 있다.

원활한 상수도 공급을 위해 저수지 안으로 살수하는 군 장병들.

오봉저수지의 상수원 확보를 위해 국가소방총동원령을 발령하고, 강원 지역 소방차 70여 대와 인근 군부대 살수차가 쉴 틈 없이 오가며 운반급수도 이어갔다.

강릉시는 살수차를 400대까지 늘려 하루 1만 5660톤의 물을 취수할 계획이다. 강릉 도심 인근의 지방 하천 17곳과 저수지 5곳 등 모두 22곳에서 물을 끌어모아 오봉저수지에 쏟아낼 예정이다.

살수차들이 오봉저수지의 저수율 복원을 위해 저수지 안으로 물 쏟아붓고 있다.

오봉저수지 하류의 남대천에서 관을 통해 끌어 올린 물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지난 28일부터 남대천 구산농보에 저장한 물을 2km 떨어진 오봉저수지까지 끌어올리는 통수 작업을 시행해, 하루 1만 톤씩 오봉저수지로 역으로 쏟아내며 상수도 공급 문제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위가 많이 내려간 오봉저수지 수문.

저수지의 모습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메말라 버린 오봉저수지.

뚜렷한 비 소식이 없어, 약 2주 후 오봉저수지는 완전히 메마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강릉 지역의 농업용수와 상수도 공급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어 명확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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