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中 열병식 주목…"서방에 대한 중국의 도전장"


NYT "대만 독립 지지에 대한 암묵적 경고"
로이터 "군사력, 외교력 과시 위해 고안"
아사히신문 "북중러, 미국 대항 결속 각인"

주요 외신들은 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를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도전장으로 평가했다. 사진은 이날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각국 인사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베이징=AP.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미국 등 주요 외신들은 3일(현지시간) 진행된 중국의 '전승절 80주년(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를 '서방에 대한 중국의 도전장'으로 평가하며 비중 있게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미국에 강력한 군사적 적대자로 인식되기를 바라는 시진핑의 강한 열망을 강조하고 있다"며 "서방의 세계적 리더십에 도전할 수 있는 세계 지도자들의 연합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CNN은 "베이징 중심부에서 펼쳐지는 중국 군사력의 장대한 과시는 며칠간의 외교와 화려함의 정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CNN은 이어 이번 열병식에 대해 "시 주석이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뒷받침하는 우군을 가지고 있고, 트럼프 정권에서 약해지는 미국의 리더십에 공개적인 도전을 제기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신중히 계획된 행사"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의 열병식은 중국이 다시는 괴롭힘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라며 "러시아와 북한 정상이 참석한 이 열병식은 도전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대만과 대만의 국제적 지지자들에게 공식적인 독립을 향한 어떠한 움직임도 위험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경고"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열병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으로 긴장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진행됐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이날 열병식에서 시 주석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 위원장 등과 함께 원로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방송되는 장면. /베이징=AP.뉴시스

로이터통신은 이번 열병식이 "중국의 군사력과 외교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관세와 불안정한 정책으로 동맹국과 경쟁국 모두와의 관계가 긴장되는 와중에 진행됐다"고 평했다.

영국 BBC는 "시 주석은 가장 제재를 받은 두 지도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와 나란히 설 준비가 된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리고 그(시 주석)의 발밑에는 서구와 경쟁할 군대가 건설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싱크 탱크 채텀하우스의 유지에(Yu Jie) 중국 수석 연구원을 인용해 이번 열병식이 "중국이 '개발도상국에 뿌리를 둔 강대국'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며 "서방 지도자들의 불참과 푸틴과 김정은의 등장은 중국이 매우 다르지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중국·러시아·조선의 세 수뇌는 열병식 전부터 웃는 얼굴로 담소를 나눴다"며 "톈안먼(天安門) 위에 나란히 서서 미국을 겨냥한 대항 축의 결속을 각인시켰다"고 전했다.

이날 열병식에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 이외에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26개국 국가 원수와 정부 수뇌가 참석했다. 우리 정부에선 우원식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미국 등 서방 지도자들은 불참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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