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해결 기업에 보상"…혁신 기술 한자리에 '사회적 가치 페스타'


25~26일 서울 코엑스 개최
'백내장 진단 앱' 등 AI 적용 기술로 사회문제 해결 방안 모색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민간이 머리를 맞대는 혁신 기술의 장이 열렸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한 관람객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장혜승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민간이 머리를 맞대는 혁신 기술의 장이 열렸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2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를 연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행사는 사회적 기업에서부터 대기업 등 국내를 대표하는 사회문제 해결사 300여개사뿐만 아니라 일본 소프트뱅크, 유럽 VBA 등 국내외 사회혁신 리더, 관련 전문가 350여명이 참여했다. 최근 사회적가치 창출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일반 시민과 학생을 포함 1만여명도 함께해 열기를 더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영상 개회사를 통해 "사회적가치 페스타는 단순한 대화의 장을 넘어 기업이 사회적 가치의 본질을 체감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공동의 학습장"이라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사회문제에 대해 문제를 일으키는 곳에 규제하고, 벌을 주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지금은 문제를 해결하는 곳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사회문제 현황과 해결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한 성과 기반 보상 구조를 제도화해야 지속가능한 변화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행사에는 카카오임팩트, LG화학 등 대기업에서부터 사회적 기업, 임팩트투자 등 300여개 기업이 참가해 280여개 전시부스와 다양한 세션을 통해 각자의 사회문제 해결 사례와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AI 기술을 적용한 체험부스가 이목을 끌었다. 카카오의 사회공헌재단 카카오임팩트는 개발도상국 백내장 진단, 장애인 지원 등 그간 첨단기술 활용이 제한적이던 보건복지·환경 등 공익 분야에 AI 기술을 활용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는 AI 네이티브 소셜 임팩트(AI-Native Social Impact) 개념을 소개했다.

카카오임팩트는 2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백내장 진단 앱을 선보였다. 사진은 백내장 진단 결과 화면. /장혜승 기자

'돕는 AI 경험하기' 카카오임팩트 부스에서는 직접 저사양 스마트폰용 인공지능(AI) 백내장 진단 앱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앱에서 '평소 눈이 침침한지', '빛번짐 현상이 있는지', '시력이 지난주보다 떨어졌다고 느끼는지' 등 다섯 가지 간단한 질문에 답변하고 양쪽 눈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밀착해 촬영하자 10초 남짓한 시간이 흐른 뒤 '위험도 낮음(Low Risk)'라는 문구가 화면에 떴다. AI가 설문과 눈 사진을 바탕으로 백내장 위험 정도를 분석한 결과다.

카카오임팩트는 인터넷 연결 없이 스마트폰 자체에서 AI가 작동하는 'On-device AI' 기술을 활용해 저사양 스마트폰에서도 실행 가능한 백내장 조기 진단 앱을 개발했다. 현재 인도 현지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개발도상국의 의료 접근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전세계 시각장애인 28억명 중 40%가 백내장이 원인이지만 의료 인프라와 인터넷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서는 백내장을 인지하거나 진단받기조차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밖에도 한자어와 문어체 표현이 섞인 어려운 글을 쉬운 글로 변환하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번안 서비스 '피치서가'와 휠체어 사용자가 앉아서 바퀴만 움직여도 AI가 이를 감지해 게임 내에서 작동하는 맞춤형 게임 '복어 리듬게임'이 눈길을 끌었다.

LG화학은 ESG 관련 이슈를 담당 팀장이 매주 하나씩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대담해'를 구독하면 생분해 티슈를 증정하는 부스를 꾸렸다. '대담해'는 LG화학의 청소년 환경교육·멘토링 프로그램 '라이크 그린(Like Green)'이 지속가능사회를 위해 추구하는 가치를 담은 유튜브 채널이다. 라이크 그린은 온·오프라인 환경·과학·사회교육 활동으로 환경보호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LG화학의 ESG 리더 양성 교육사회공헌 사업이다.

LG화학은 2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청소년 환경교육·멘토링 프로그램 ‘라이크 그린’을 선보였다. 사진은 LG화학 부스. /장혜승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의 도시락 이야기'라는 부스를 열어 최근 열 번째 활동을 진행한 결식우려아동 지원사업 '배민방학도시락'을 소개했다. 배민방학도시락 사업은 방학 기간 결식이 우려되는 아동을 대상으로 도시락과 배민식사권을 통해 끼니를 지원하는 활동이다. 지난 열 번의 방학 동안 6833명의 아동에게 16만여 끼니를 지원했다. 정해진 음식만 제공하지 않고 배민식사권을 병행 지급함으로써 아동 스스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부스는 학교 교실을 콘셉트로 배민이 10회 동안 이어온 배민방학도시락 사업의 성과를 비롯해 식사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의 먹거리 안전망을 구축해 온 노력의 과정을 소개했다. 부스 밖에는 긴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밖에도 행안부의 청년마을 프로젝트, 서울시의 사회문제 해결 플랫폼 등 공공 사례와 함께, 현대해상의 아동·청소년 정서 지원을 위한 '아이마음 프로젝트' 등 민간의 사회적가치 실현 사례가 전시됐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사회적가치 페스타는 기술과 파트너십, 공감과 실행을 한데 모아 협력하는 열린 플랫폼"이라며 "기업, 정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들을 모아 향후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데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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