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국민은행이 리딩뱅크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 국면과 예금 경쟁 심화, 스프레드 관리 압박이 겹치며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와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이 어떤 방어 전략으로 수익 우위를 지켜낼지가 하반기 변수로 떠올랐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상반기 원화 기준 예대금리차가 2.01%로 집계됐다. 같은 기준으로 하나·우리은행은 1.74%, 신한은행은 1.71%였다. 4대 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의 스프레드가 최대 0.3%포인트 높게 형성돼 '마진 우위'를 확인했다. 이러한 수치는 각사 반기보고서 집계에 따른 것이다.
이자이익 규모에서도 국민은행이 최상단을 기록했다. 상반기 국민은행 이자이익은 5조2043억원으로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5조원을 넘어섰다. 신한은행 4조4652억원, 하나은행 3조9003억원, 우리은행 3조8530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에 '리딩뱅크' 경쟁의 간극도 빠르게 좁혀졌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신한은행 2조2668억원, 국민은행 2조1876억원으로 격차가 792억원에 불과했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2분기엔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소폭 앞서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2분기 단일 분기 기준 국민은행이 1조1612억원, 신한은행이 1조1387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높은 예대금리차와 풍부한 원화대출 성장으로 이자이익을 극대화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비이자이익(유가증권·외환/파생, 판매수수료 등) 확대로 그룹 및 은행 실적을 견인하며 상반기 리딩뱅크를 수성했다. '이자이익 1위=국민은행', '순이익 1위=신한은행'의 맞물림 구도가 형성됐다.
다만 하반기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금리 인하 기조 속 예금·대출 가격 조정이 이어지며 스프레드·NIM 축소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상반기에도 예대금리차가 높다는 사회적 경계가 이어졌고, 공시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구간이 나오면서 은행권의 스프레드 관리 재료는 줄어드는 추세다.
정책·규제 변수가 비용 측면의 역풍을 만들 수 있다. 가계대출 총량관리, 교육세율 인상, 구조조정성 출연 요구(이른바 배드뱅크 등) 같은 비용성 요인이 겹치면 이자 중심의 수익모델은 탄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민은행은 '마진 방어'와 '포트폴리오 차별화' 등이 과제로 꼽힌다. 저원가성예금(CASA) 확대를 통한 조달비용 절감이 핵심이다. 대면·비대면 채널에서 충성 고객 기반을 넓혀 보통예금·급여이체·생활제휴(페이·멤버십)로 유입을 늘리면 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NIM을 유지할 여지가 생긴다.
비이자이익의 안정적 확대도 꾀해야 한다. 퇴직연금·방카슈랑스·자본시장 수수료와 외환·파생 관련 손익의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금리 민감도를 낮출 수 있다. 비용 효율화와 리스크 관리도 과제다. 위험가중자산(RWA)·대손비용을 촘촘히 관리하고, 연체·부실 관리 체계를 선제 보강해 스프레드 축소분을 비용 측면에서 상쇄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자체 경쟁력을 '저원가성예금 기반'에서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은 많은 영업 네트워크망과 고객수를 바탕으로 타행 대비 저원가성예금 비중이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금리 인하 시기에도 NIM 방어에 성공했다"며 "스타벅스, 삼성그룹 모니모, 빗썸 등 충성 고객이 높은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성공했으며, 하반기에도 저원가성 예금 확보를 통한 NIM 방어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